고려아연 신용등급 ‘AA’로 강등
NICE신용평가(NICE신평)은 고려아연의 장기신용등급을 ‘AA+, 부정적’에서 ‘AA, 안정적’으로 하향했다. 경영권 분쟁에 따른 불확실성이 여전한 가운데 신사업 투자와 배당 등으로 현금유출이 지속으로 재무구조 개선에 시간이 소요될 것이란 이유다.
특히 고려아연이 경영권 분쟁과정에서 외부 차입을 통한 자사주 취득으로 현금 유출이 확대된 점이 주요 등급 하향 요인으로 꼽혔다. 여기에 6700억원 규모 호주 풍력발전 등 사업 확장을 위한 투자 자금소요로 1조1000억원 규모의 시설투자가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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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고려아연의 부담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는 점이다. 고려아연이 신재생에너지, 2차전지 소재 등 신성장 전략 ‘트로이카 드라이브(TROIKA DRIVE)’ 추진 과정에서 대규모 비경상적 투자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오는 2027년까지 평균 총주주환원율 40% 이상을 유지하기 위한 배당 소요도 추가 재무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에코프로, 이차전지 업황 악화에 등급 강등
한국기업평가(한기평)는 에코프로(086520)와 에코프로비엠(247540) 신용등급을 ‘A, 부정적’에서 ‘A-, 안정적’으로 강등했다. 업황 악화로 수익성이 감소한데다 차입금 증가로 인해 재무부담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에코프로의 작년 매출액은 전년 대비 4조 1323억원(56.9%) 감소한 3조 1279억원을 기록했다. 에코프로 연결 매출의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에코프로비엠의작년 매출액도 2조7668억원으로 전년 대비 4조1340억원(59.9%) 감소했다.
한기평은 점진적 물량 회복에도 불구하고 양사의 수익성이 과거 대비 저조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 2021~2023년 리튬 가격 상승이 양사의 수익성에 긍정적으로 기여했던 점을 감안하면 향후 물량 회복에 따른 가동률 상승에도 불구하고 영업 수익성은 과거 대비 낮은 수준에 머물 것이라는 분석이다.
순차입금도 증가하고 있다. 에코프로비엠의 작년 말 연결기준 순차입금은 1조4275억원으로 전년 대비 1149억원 증가했다. 올 1분기 기준으로는 1조6984억원까지 늘었다. 작년말 연결기준 차입금의존도는 44.9%로 전년 대비 3.1%포인트(p) 상승했다.
에코프로 역시 연결기준 순차입금이 지난 2022년말 1조2349억원에서 올해 3월말 2조 6864억원까지 확대됐다. 이에 따른 작년 말 연결기준 차입금의존도는 39.5%로 전년 대비 4.8%p 올랐다.
SK어드밴스드 “자본잠식 우려도 존재”
SK어드밴스드 신용등급도 하향됐다. 한신평은 SK어드밴스드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A-(부정적)’에서 ‘BBB+(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주력 사업인 프로필렌(PDH) 업황 부진 장기화에 따른 실적 부진이 등급 강등에 크게 영향을 미쳤다. SK어드밴스드는 지난 2021년 4분기 이후 4년 째 영업적자를 이어오고 있다.
최근까지의 누적 영업손실은 2022년 1290억원, 2023년 825억원, 2024년 1161억원, 2025년 1분기 235억원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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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신평은 실적 개선이 지연되고 있어 자본잠식 우려도 존재한다면서 단기적으로 재무구조 회복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쌍용씨앤이, 배당 지속에 커진 재무 부담
쌍용씨앤이 신용등급은 ‘A, 부정적’에서 ‘A-, 안정적’으로 강등됐다. 투자 확대로 현금 유출이 증가한 가운데 배당 기조가 지속되고 있어 재무 부담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투자와 배당이 모두 늘면서 재무 부담이 과중해졌다. 쌍용씨앤이는 2019년부터 전력비 절감을 위해 폐열발전 설비, 순환연료 설비 구축 등을 위해 투자를 확대했다. 또 환경 사업 관련 인수합병 등으로 현금 유출이 증가했다.
여기에 최대주주인 한앤코시멘트홀딩스의 인수자금 관련 금융비용 등과 연계된 배당금 지급이 지난 2023년까지 연 2200억원 수준으로 증가했다.
지난 2022년 1조6298억원이던 순차입금은 2024년 1조5832억원까지 떨어졌지만, 2025년 3월 1조6161억원으로 다시 늘어나고 있다. 지난 3월말 기준 부채비율은 233.2%, 차입금의존도 49.6%로 재무부담이 과중한 수준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현재 수준의 투자부담 및 당기순이익을 상회하는 현 배당 기조가 유지될 경우 재무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호텔신라, 면세 사업 부진에 영업손실 지속
한기평은 호텔신라(008770)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신용등급은 ‘AA-’로 유지했다. 면세사업 부진으로 인해 영업손실이 지속되고 있어 실적 개선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평가다.
면세 사업 영업 손실은 지속되고 있다. 호텔신라 면세점 이용객수는 2019년 대비 58.7% 수준이고, 면세점 매출액은 그보다 낮은 42% 수준에 그쳤다.
재무부담이 과중하다는 점도 전망 변경에 영향을 미쳤다. 호텔신라의 순차입금은 지난 2022년 1조553억원이었지만 작년 1조2546억원 등으로 증가하고 있다.
영업수익성 저하에 따른 영업현금흐름(OCF) 감소와 더불어, 미지급금 감소로 인한 운전자본 부담, 인천공항점 신규매장 관련 투자, HDC신라면세점 유상증자(200억원) 등의 다수의 자금 소요가 발생했단 분석이다.
올 1분기에는 미수금 회수 등의 일시적 요인으로 운전자본 부담이 다소 완화되며 순차입금이 소폭 감소했지만 여전히 호텔신라의 현금창출력 대비 과중한 재무부담이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