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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지난해는 유럽축구선수권대회(European Championship)가 독일에서 개최됐음에도, 맥주 판매량은 전년보다 줄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끌었다. 일반적으로 대형 스포츠 이벤트는 음료 소비, 특히 맥주와 같은 주류 소비를 증가시키는 효과가 있지만, 이번에는 그 영향조차 장기적인 감소세를 뒤집지 못했다.
코트라 관계자는 “단순한 경기 침체나 일시적 요인이 아닌, 독일 소비자들의 음주 문화 자체가 변화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반면 무알코올 맥주는 뚜렷한 성장세를 보인다. 2014년에는 3억 리터였던 무알코올 맥주 생산량이 2024년에는 약 6억 리터로 2배 가량 확대됐다. 이에 따라 많은 독일 양조장은 무알코올 맥주를 보조 제품이 아닌 주요 제품군으로 다루며, 관련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무알코올 맥주의 성장 배경에는 소비자들의 가치관 변화가 있다. 독일 양조협회(Deutscher Brauer-Bund) 대표 아이혤레(Holger Eichele)는 “독일이 무알코올 맥주 생산에 있어 전 세계 선두에 서 있다고 밝히며, 해당 제품군의 성장이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독일 양조협회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이미 800종이 넘는 다양한 무알코올 맥주가 출시돼 있다.
맥주 산업은 변화하는 소비 트렌드에 대응하기 위해 기술 혁신과 제품 다양화에 집중하고 있다. 과거에는 무알코올 맥주가 일반 맥주에 비해 맛과 품질이 떨어진다는 인식이 있었지만, 최근에는 발효 공정 개선, 특수 효모의 활용, 저온 처리 기술 등 첨단 기술을 통해 풍미와 향을 모두 향상하고 있다.
많은 양조장이 무알코올 맥주 생산을 위한 전용 설비를 구축하고, 연구개발(R&D) 투자를 확대하는 한편, 다양한 소비자 취향을 만족시키기 위한 신제품도 잇따라 출시하고 있다.
코트라 관계자는 “독일 내에서 무알코올 맥주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이 시장을 둘러싼 경쟁도 점차 치열해지고 있다”며 “양조장들은 단순한 제품 출시를 넘어 브랜딩, 품질, 가격, 유통 전략 등 전반적인 경쟁력을 갖춰야 시장에서 생존할 수 있는 구조로 변화하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