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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사람은 이미 가정폭력 신고로 분리 조치 된 상태였다. A씨가 B씨에 대해 세 차례 가정폭력으로 신고를 접수한 이력이 있었고, 첫 신고는 지난해 9월이었다. 당시 B씨는 A씨에 대한 처벌 불원 의사를 밝혔다. 이후 지난 2월에 이어 3월 “A씨에 폭행당하고 있다”는 신고가 접수됐고, 경찰은 A씨에 접근금지 및 통신금지를 조처했으며 B씨에게 스마트워치를 지급했다.
이 모든 과정은 두 달 뒤 A씨가 B씨의 거주지를 알아내면서 무용지물이 됐다. 당시 A씨와의 분리를 원한 B씨는 경찰이 지정한 임시 숙소가 아닌 지인의 집으로 대피해 생활하던 중 참변을 겪었다.
사건 당시 A씨는 범행 전 B씨가 머문 오피스텔 공동현관문 옆에 적힌 비밀번호를 눌러 건물 안으로 들어가 대기하며 B씨가 외출하기를 기다렸다. 이날 오전 10시 19분쯤 집을 나선 B씨를 제압한 A씨는 자신이 타고 온 렌터카에 강제로 태운 뒤 B씨를 결박했다.
이후 차를 몰고 6㎞가량 떨어진 화성 동탄신도시로 이동한 A씨는 두 사람이 함께 살았던 아파트 단지에 도착해 B씨를 내리게 했고, 오전 10시 41분쯤 집으로 가던 중 B씨가 달아나자 뒤쫓아 가 아파트 단지 내 주민 통행로에서 흉기로 찔러 살해했다.
B씨는 심정지 상태로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숨졌다. 사건 당시 B씨는 경찰로부터 지급 받은 스마트워치를 손목에 차지 않고 가방 속에 넣어뒀던 것으로 전해졌다. A씨의 갑작스런 공격에 스마트 워치를 사용할 시간적 여유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주민의 신고를 받은 경찰은 단지 내 CCTV 등을 분석해 A씨를 용의자로 특정, A씨가 자택으로 달아난 것을 확인하고 그의 집 현관문을 개방해 체포에 나섰으나 유서를 남긴 채 숨져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씨가 B씨의 주거지를 알아낸 경위 등을 수사하면서 A씨의 휴대전화 등을 포렌식 해 계획범죄 정황을 확인하고 있다. 다만 이 사건은 A씨가 숨져 ‘공소권 없음’으로 종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