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고위 관계자는 이데일리에 “심사위원 구성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으며,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내부적으로 논의 중”이라며 “글로벌 AI 전문가, 특히 애플이나 구글 출신 박사급 인재나 한국계 외국인 연구자 중 신청 기업과 이해관계가 없는 인물을 포함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아직 결정된 것은 없지만, 독립적이고 창의적인 심사 체계를 만들기 위한 다양한 시도를 고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부가 외국인 심사위원 도입을 검토하는 배경에는 국내 주요 기술기업 대부분이 이번 프로젝트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전문성과 공정성을 높이려는 취지다.
|
올해 1차 추가경정예산을 통해 총 1576억 원의 예산이 확보된 이번 사업은 최대 5개 컨소시엄(팀)을 선정, 팀당 최대 1000장 이상의 GPU, 연간 30억~50억원의 데이터 구축비, 해외 인재 유치비 최대 20억원까지 차등 지원할 예정이다. 개발 모델의 오픈소스 공개 범위에 따라 정부 매칭 지원 비율은 달라진다.
현재 LG AI연구원, 네이버, KT, SKT 등 주요 ICT 대기업은 물론, 트릴리온랩스, 모레, NC AI ,업스테이지, 코난테크놀로지 등 국내 유망 스타트업들이 롯데이노베이트 등 대형 IT서비스 기업, 대학, 전자통신연구원(ETRI) 등과 함께 컨소시엄 구성을 준비 중이다. 이들은 자체 기술력을 바탕으로 텍스트 기반 LLM뿐 아니라 멀티모달 모델(LMM) 개발까지 사업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독자성·공공성 우선…외산 모델 파인튜닝은 제외”
이번 ‘독자 LLM 프로젝트’는 외산 오픈소스 모델을 단순히 파인튜닝한 형태는 지원 대상에서 제외된다. 정부는 완전한 자력 개발 모델을 육성함으로써 AI 기술 자립과 주권 확보를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심사 기준은 기술력 외에도 △독자 개발 여부 △공공 부문 활용 가능성 △오픈소스 공개 범위 등 국가 전략적 가치에 초점을 맞춘 평가 체계로 설계되고 있다.
“AI 3대 강국 도약 위한 전략”…장관도 직접 강조
정부는 이 프로젝트를 단순 모델 개발이 아닌, 한국형 AI 생태계의 자립 기반을 마련하는 국가 전략사업으로 보고 있다. GPT-4, 제미나이(Gemini), 클로드(Claude) 등 글로벌 LLM 생태계가 미국 중심으로 형성된 가운데, 응용프로그램인터페이스(API) 비용, 보안, 언어 최적화 문제 등 외산 의존의 구조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대안이기도 하다.
배경훈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인사청문회에서 “한국형 AI 모델은 반드시 필요하며, 세계 최고 수준을 목표로 하겠다”고 밝혔다. 외산 모델을 단순 활용하는 데 그치지 않고, 산업 특화·차별화된 모델을 직접 개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야당의 우려에 대해선 “AI 3대 강국 도약을 위해 독자 모델 확보는 핵심”이라며, 생태계와 적극 소통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