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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李대통령이 주목한 바이오플라스틱, 동성케미컬 가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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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나 기자I 2025.06.30 06:00:00

150억 투자해 바이오플라스틱 컴플렉스 완공
컴파운딩·비드폼·에어캡 등 파일럿 설비 갖춰
완제품 설비까지..시장 확대 위해 선도적 역할
탈플라스틱 정부 기조, 의무화·인센티브 등 필요

[울산=이데일리 하지나 기자] 울산역에서 차로 20분 정도 이동해 도착한 동성케미컬의 바이오플라스틱 컴플렉스, 이곳에서는 바이오플라스틱 원료를 활용한 다양한 제품의 연구·개발 및 생산이 이뤄지고 있었다.

바이오플라스틱은 옥수수, 사탕수수 등 식물성 성분으로 만들어진 플라스틱으로 자연상태의 토양이나 바다에서 미생물에 의해 분해된다. 이는 재활용만으로 한계가 있는 플라스틱 순환경제 속에서 또 다른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이재명 대통령이 석유 기반 플라스틱에서 탈피해 바이오 기반 대체 소재를 미래 산업의 전략적 성장축으로 삼겠다는 강한 의지를 밝히면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원료 개발 및 가공 기술..생태계 기여

동성케미컬은 지난해 150억원을 투자해 바이오플라스틱 컴플렉스를 완공했다. 시장이 형성되기를 마냥 기다리기보다는 직접 기술 개발과 제품 생산을 통해 시장을 만들어 나가는 전략을 선택한 것이다. 현재 동성케미컬의 바이오매스 기반 플라스틱 제품들은 ‘에코비바(ECOVIVA)’라는 이름을 달고 다양한 고객사에 납품되고 있다.

국내 최초 컴포스터블 비드폼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김근모 동성케미컬 바이오플라스틱 사업부 상무
공장에 들어서면 오른편에 원료를 혼합하는 컴파운드 설비를 비롯해 비드폼, 에어캡, 멀티레이어 필름 등을 생산하는 다양한 파일럿 설비들이 모여 있다. 특히 비드폼은 성형 설비까지 갖추고 있어 완제품 생산도 가능하다. 다양한 금형을 활용해 의약품, 화장품, 전자제품 포장 등 고객 맞춤형 제품을 제작할 수 있다.

김근모 동성케미컬 바이오플라스틱사업부 상무는 “바이오폴리머 제품의 성능을 제대로 평가하려면 완제품까지 제작해야 하는데 국내 제조업체에 의뢰할 경우 시간이 오래 걸리고 설비가 손상될 우려가 있어 비협조적인 경우가 많다”면서 “결국 우리 자체적으로 완제품 설비를 구축하게 됐다”고 말했다.

우리가 흔히 ‘뽁뽁이’라고 부르는 에어캡 역시 오랜 시행착오를 겪었다. 김 상무는 “처음에 바이오폴리머를 넣었더니 물처럼 줄줄 흘러내렸다”면서 “연구개발 과정을 거쳐 최적의 레시피를 찾았고 기존의 PE 에어캡 제품 성능의 90% 이상으로 구현해낼 수 있게 됐으며, 그렇게 개발한 원료 F001은 환경부로부터 생분해 인증도 받았다”고 설명했다.

소각하더라도 탄소배출 낮아

그동안 바이오플라스틱 산업은 고부가 산업임에도 불구하고 시장 개화가 늦어지면서 기업들로부터 외면받았다. LG화학은 바이오플라스틱 소재(PBAT) 공장 가동을 중단했으며 SKC는 국내가 아닌 베트남에 생산 공장을 세웠다.

하지만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탈(脫)플라스틱 로드맵 수립’을 공약으로 내세우면서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바이오플라스틱의 바이오가스화 실증 사업이 임박한 것으로 전해진다. 해당 지자체인 대전시와 협의를 진행 중으로, 환경부의 개시 명령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PLA는 저온 상태에서도 호기성 미생물에 의해 분해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현행법상 바이오 플라스틱은 유기성 폐기물로 분류되지 않아 음식물쓰레기와 함께 처리할 수 없다. 이번 실증 사업을 통해 이를 검증하는 절차가 진행될 예정이다.

동성케미컬 바이오플라스틱 컴플렉스 내 컴포스터블 포장재 공정 테스트 설비
다만 전문가들은 식물 기반 바이오플라스틱 특성상 소각되더라도 기존 석유 기반 플라스틱보다 탄소 배출이 적다는 점을 들어 정부가 사용 의무화나 인센티브 등을 통해 시장 활성화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지적한다.

김 상무는 “플라스틱 재활용률 9%만으로는 현재 플라스틱 생산 속도를 따라잡을 수 없다. 결국 탈플라스틱을 위해선 바이오플라스틱이 보완재가 될 수밖에 없다”면서 “동성케미컬은 각종 포장재에 필요한 가공 기술을 개발해 기술이 부족해 어려움을 겪는 원료 메이커와 수요처를 이어주는 가교 역할을 통해 국내 산업 생태계 조성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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