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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꾼들이 올린 사진과 영상을 보면, 계양산 정상은 날아다니는 러브버그들로 인해 시야갸 제한되고 발걸음을 떼기 힘들 정도다. 바닥에는 사체들이 빽빽이 쌓여 검은색 아스팔트 도로를 방불케 했다.
이날 계양산 정상을 촬영한 사진을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한 누리꾼은 “러브버그가 산 정상을 점유했다”며 “거의 재앙 수준”이라고 했다.
전날 계양산 정상을 촬영한 영상을 인스타그램에 올린 한 누리꾼도 “벌레 싫어하는 사람은 올라갔다가 기절할 듯. 사체와 살아있는 애들이 섞여서 두꺼운 장판이 됐다”이라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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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버그는 사람을 물거나 직접적인 피해를 주지 않지만 동양하루살이와 함께 여름철 개체수가 급증해 생활 환경에 영향을 주는 돌발곤충, 생활불쾌곤충으로 분류된다.
초기엔 서울 은평구, 경기 고양시 등 수도권 서북쪽 지역에서 발견되다가 최근엔 서울 전역과 경기 지역에서도 목격되고 있다.
러브버그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현상은 곤충을 먹는 물고기 등 천적이 생존하기엔 아직 부족한 환경을 갖추고 있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전문가들은 “다른 생물이 같이 서식할 수 있는 환경 조건은 아직 성립되지 않으니 특정 생물 개체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수밖에 없다”며 “즉 생태계가 불안정하다고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 때문에 러브버그를 화학적으로 방제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무분별한 화학적 방제는 생태적으로 악영향을 끼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천적까지 박멸해 오히려 개체수가 늘어날 수도 있다는 것이다. 1970년대 러브버그로 골머리를 앓았던 미국도 낙엽 치우기, 물 뿌리기 등의 대응을 권고하고 있다.
서울시는 예방 수칙으로 ▲야간 조명 밝기 최소화 ▲방충망 점검 ▲외출 시 어두운색 옷 착용 ▲차량 부식 방지를 위해 자주 세차하기 ▲끈끈이 트랩 설치 ▲벽이나 창문에 붙은 개체는 살충제 대신 휴지·빗자루를 이용하거나 물을 뿌리는 방법 등을 안내하고 있다.
러브버그의 수명은 일주일 이내이며, 부화 후 1~2주 가량 많은 개체를 보이다가 서서히 사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