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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AI칩 수요 급증 '변수'…삼성 HBM 반등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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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민정 기자I 2025.07.31 05:00:17

H20 30만개 추가 주문…"中 수요 대응"
中 정부 주도로 AI, 데이터센터 급성장
물량 커질 경우 삼성 HBM도 수혜 전망

[이데일리 조민정 기자] 미국이 수출 규제를 일부 완화하면서 중국의 인공지능(AI) 칩 수요가 반도체 시장의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엔비디아는 규제 완화에 맞춰 저사양 칩 ‘H20’ 생산량을 크게 늘리기 시작했다. 향후 중국의 AI 칩 수요가 급증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아지면서, 중국향 고대역폭메모리(HBM)를 엔비디아에 공급하던 삼성전자(005930)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엔비디아의 젠슨 황 CEO가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언론 행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30일 업계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협력사인 대만 TSMC에 중국 수출용 H20 칩 30만개를 새로 주문했다. H20은 엔비디아가 미국 정부의 중국 수출 규제를 피하기 위해 성능을 낮춘 AI 칩이다. 엔비디아가 지난해 판매한 H20 칩이 100만개 정도라는 점에서 이번 주문 물량도 적지 않은 규모라는 평가다. 로이터는 “중국의 강력한 수요로 엔비디아가 기존 재고에만 의존하지 않기로 마음을 바꿨다”고 전했다. 현재 중국에서는 바이트댄스, 텐센트 등 현지 기업들의 H20 수요가 꾸준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중국의 AI 수요 급증에 주목하고 있다. 미국 빅테크 기업을 중심으로 성장하던 데이터센터 시장은 어느 정도 성숙기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시장조사기관 베리파이드 마켓 리서치에 따르면 중국 데이터센터 건설 시장 규모는 지난해 1300억달러로 집계됐다. 오는 2032년 3290억달러로 연평균 12% 성장할 전망이다.

(사진=베리파이드 마켓 리서치)
중국은 정부 주도로 데이터센터 건설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중국전문가포럼은 “(중국 정부는) 동서부 데이터 인프라의 균형적 발전을 위한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라며 “이에 맞춰 10개의 데이터센터 클러스터를 계획, 건설해 동서부의 컴퓨팅 파워 자원 분포가 더욱 균형을 이루도록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엔비디아는 H20에 삼성전자의 4세대 HBM3를 사용하다가 올해 초부터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의 HBM3E 8E단을 탑재하고 있다. SK하이닉스가 ‘퍼스트 벤더’(우선 공급사) 지위를 확보하고 있어 최근 엔비디아의 추가 공급 요청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2분기 실적 발표를 통해 “수출 제재 전까지 H20에 적용되는 HBM의 주요 벤더로서 공급한 이력이 있다”며 “신속한 대응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중국 물량이 대규모로 증가할 경우 삼성 HBM에 대한 수요가 다시 살아날 것으로 보고 있다. 이규복 한국전자기술연구원 석좌연구위원은 “삼성은 중저가 시장에서 HBM을 주로 공급하고 있는데 중국 시장이 커진다는 건 그 수요를 삼성이 가져간다는 것”이라며 “H20 관련한 HBM 재고 처리도 대부분 했기 때문에 4분기부터는 매출이 좀 많이 올라갈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기존 LPDDR이나 GDDR 등 차세대 메모리에서 강점을 가져왔기 때문에 향후 더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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