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로 뻗어가고 세계가 주목하는 K푸드 탑티어 회사들이 직접 K푸드의 흥미진진한 스토리를 들려드립니다. 매번 먹는 거라 익숙하지만 실은 잘 모르는 우리 식품의 깊고 진한 맛을 맛볼 수 있을 겁니다. 김치(대상)-만두(CJ제일제당)-유산균(hy)-빵(SPC그룹)-제과(롯데웰푸드)-아이스크림(빙그레)-맥주(OB맥주)-두부(풀무원) 등 각 분야의 1등 회사가 이름을 내걸고 매주 토요일 [1등의맛]을 배달합니다. <편집자주>⑭
[빙그레 냉동연구1팀 이충민 팀장] 폭염 특보가 계속 울린다. 밤사이 열대야가 지속되며 잠 못 이루는 밤이 이어지고 있다. 본격적인 무더위 속 각 가정에서는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인 얼음, 우유, 생크림, 달걀 등을 섞어 소프트 아이스크림을 만들기도 하고 과일을 갈아 틀 안에 넣고 얼려 먹는 등 다채로운 방식으로 아이스크림을 만들며 폭염을 이겨내고 있다.
그런데 집에서 만든 아이스크림은 미묘하게, 우리가 구입해서 먹는 아이스크림의 부드러운 식감이 느껴지지 않는다. 그 이유에는 생소한 용어 ‘오버런(Overrun)’에 있다. 오버런이란 아이스크림 원액에 대한 공기의 비율을 의미하는데 아이스크림의 부드러움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공기가 많이 들어갈수록 아이스크림은 부드럽고 상대적으로 찬 느낌이 덜하며, 공기가 적게 들어가면 아이스크림은 단단하면서 시원한 식감을 느낄 수 있다. 대표적으로 콘 형태의 아이스크림은 오버런이 높고, 스틱바 형태의 아이스크림은 오버런이 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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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가정용 냉동고에서는 완만동결만 가능하고 오버런을 주입할 수 없다. 급속동결에 의해 미세한 얼음 결정이 고르게 분포하며 사이 사이에 공기방울이 자리하는 대신, 가정용 냉동고에서 완만하게 얼린 아이스크림은 크고 거친 얼음 결정이 불규칙하고 가깝게 모여 있어 서걱거리는 식감을 지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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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스크림에 ‘공기’가 적고 많음이 나쁨과 좋음을 가릴 수는 없다. 아이스크림은 유지방, 물, 유단백질, 유당, 설탕 등 다양한 요소들로 구성된다. 공기는 고체 형태인 아이스크림을 만드는 물리적 구성 요소 중 하나일 뿐이다. 즉 공기를 주입한다는 건 아이스크림의 외형을 구성하고 고유의 질감을 살리는 중요한 방식인 것이다.
폭염이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길거리에는 사람들이 더위를 식히려고 한 손에 다양한 아이스크림을 쥐고 다닌다. 누군가는 아이스크림의 색깔, 모양 등에 집중할 때, 공기는 보이지 않지만 아이스크림의 중요한 맛을 차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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