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단체 기관장 사관학교''로 부상
강동·동대문·관악문화재단 등
문화재단·예술단체 수장 10명 배출
21년 문화정책 이끈 재단 역량 결과
문화·예술계 이끄는 2세대 그룹 주목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서울문화재단이 차세대 ‘예술단체 기관장 사관학교’로 떠오르고 있다. 서울문화재단 출신 인사들이 다른 지역 문화재단 및 예술단체 수장 자리를 꿰차면서 문화예술계 주축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것이다.
‘재단 1기’ 7명이 타 기관 수장으로 | 서울문화재단 출신 전·현직 기관장. 상단 왼쪽부터 김경욱(전 동대문문화재단 대표), 김영호(강동문화재단 대표), 김필국(실학박물관 관장), 김혁수(용인문화재단 대표), 김홍남(동대문문화재단 대표), 하단 왼쪽부터 손혜리(전 전통공연예술진흥재단 이사장), 오진이(전 금천문화재단 대표), 이건왕(영등포문화재단 대표), 이규석(전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원장), 차민태(전 관악문화재단 대표). |
|
29일 문화예술계에 따르면 서울문화재단 출신 예술단체 전·현직 기관장은 총 10명에 달한다. 현직으로는 △김영호(59·강동문화재단 대표) △김필국(57·실학박물관 관장) △김혁수(63·용인문화재단 대표) △김홍남(61·동대문문화재단 대표) △이건왕(65·영등포문화재단 대표) 등이 있다.
이와 함께 △김경욱(62·전 동대문문화재단 대표) △손혜리(57·전 전통공연예술진흥재단 이사장) △오진이(65·전 금천문화재단 대표) △이규석(54·전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원장) △차민태(49·전 관악문화재단 대표) 등도 서울문화재단 출신이다.
특히 김경욱 전 대표, 김영호 대표, 김홍남 대표, 김혁수 대표, 손혜리 전 이사장, 오진이 전 대표, 이건왕 대표는 2004년 서울문화재단 출범 당시 입사한 ‘재단 1기’ 출신으로, 재단에서 주요 보직을 두루 거친 인물들이다.
 | 서울문화재단 출신 문화예술기관장. (디자인=문승용 기자) |
|
김경욱 전 대표는 학술연구부 팀장, 문화교육팀장 등을 맡은 뒤 동대문문화재단 대표를 역임했다. 이건왕 대표는 서울문화재단에서 축제기획부 팀장, 문화사업본부장 직무대리를 지내고 나와 종로문화재단, 성북문화재단, 영등포문화재단 대표 등을 맡고 있다.
손혜리 전 이사장은 문화진흥팀장, 문화교육팀장, 예술교육팀장을 거쳐 경기도문화의전당(현 경기아트센터) 사장과 전통공연예술진흥재단 이사장을 역임했다. 김혁수 대표는 창의예술센터 직무대리, 문화사업본부장 직무대리 등을 맡은 뒤 용인문화재단에서만 네 차례 대표를 맡고 있다. 오진이 전 대표는 경영기획본부장, 문화사업본부장, 시민문화본부장을 거쳐 금천문화재단 대표로 활동했다.
또 김영호 대표와 김홍남 대표는 서울문화재단에서 각각 예술창작본부장과 경영본부장을 지낸 인물이다. 차민태 전 대표는 2008년 서울문화재단에 입사해 비전정책팀과 기획조정팀 등에서 일했고, 이규석 전 원장은 2009년 입사해 예술지원본부장, 창작지원본부장 등을 역임했다. 김필국 관장은 2010년 입사해 축제지원팀장, 서울연극센터팀장, 경영기획실장 등을 거친 뒤 강원문화재단 대표, 실학박물관 관장 등을 맡았다.
커지는 인맥 파워…“문화예술계 영향력 확대” | 서울문화재단 청사 전경. (사진=서울문화재단) |
|
올해 설립 21주년을 맞이한 서울문화재단은 예술 지원과 공연장 운영은 물론 시민 대상의 축제와 교육 프로그램 등 문화예술 정책과 사업을 전방위적으로 펼치는 기관이다. 재단에서 문화예술 전반을 경험한 인사들을 다른 문화재단 및 예술단체에서 ‘기관장 모셔가기’를 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재단 관계자는 “출범 당시 뛰어난 인재들이 입사한 데다, 재단이 20년 이상 업력이 쌓이면서 직원들이 다양한 경험을 한 점을 높이 평가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국내 문화예술계는 그동안 예술의전당 출신들이 주요 기관장을 맡아왔다. 고(故) 이종덕 충무아트센터 사장, 이승엽 전 세종문화회관 사장, 박인건 국립극장 극장장, 안호상 세종문화회관 사장(전 국립극장 극장장) 등이 대표적이다.
문화계 관계자는 “예술의전당 출신들이 국내 예술경영 1세대로 활약했다면, 이젠 서울문화재단 출신들이 바통을 이어받아 2세대 역할을 하고 있다”며 “문화예술계에서 서울문화재단의 영향력이 점차 커지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