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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아와 우리나라는 1992년 외교관계를 수립해 지난 33년간 공고한 우호 협력을 이어가고 있다. 우리나라는 지난 2015년 수도인 트빌리시에 분관을 개설한 데 이어 지난해 11월 분관을 대사관으로 공식 승격했고 올해 2월 대사관으로서의 업무를 본격 개시하게 됐다. 이에 따라 우리 대사관은 2025년을 양국 관계가 새롭게 도약하는 원년으로 삼고 관계 강화를 위해 노력해 나가고 있다.
조지아는 중앙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코카서스 지역 교통·물류의 거점으로 경제협력의 잠재력이 큰 나라다. 한국-조지아 양국은 지난해 11월 경제동반자협정(EPA)을 타결했는데 향후 발효되면 관세 철폐를 통한 교역 증가는 물론 공급망, 교통·물류, 에너지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 모멘텀이 가속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아울러 교역에 있어 한국은 승용차, K뷰티, 건설중장비 등 수출 증대와 조지아 와인 등에 대한 우리 소비자의 선택 폭이 넓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조지아는 자국의 관광, 문화적 자산 및 지리적 이점을 바탕으로 경제 잠재력을 개발해 나가기 위해 노력 중이다. 우리 대사관은 조지아가 우리나라의 미래 파트너로 더욱 발전할 수 있도록 상호 이익이 되는 분야를 계속 발굴해 나갈 것이다.
이런 면에서 최근 필자의 관심을 끈 것은 조지아의 고유 만찬 문화인 수프라(Supra)와 타마다(Tamada·건배 마스터)다. 조지아 무형문화유산에도 등재해 있는 수프라는 조지아의 전통 만찬으로서 이 자리의 사회자이자 건배 제의를 주도하는 타마다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타마다는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이야기꾼으로 식탁에 모인 사람들을 하나로 연결하고 모든 이들의 장점을 재치있게 부각하며 상상력과 창의력으로 만찬의 깊이와 의미를 완성해주는 역할을 한다.
이제 조지아 인사들을 만나면 나는 한국인 타마다가 되기 위해 조지아에 왔노라고 얘기한다. 즉, 첫 상주 대사로 부임하게 된 이유는 한국과 조지아의 역사와 문화유산을 양측에 소개하고 서로 연결하며 장점을 부각해 양국이 문화·경제적으로 더 풍성하고 부유해지도록 하기 위해서라고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