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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화 스테이블코인, 피할 수 없는 흐름 vs 수요 없는 공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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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영은 기자I 2025.06.10 05:00:00

신정부 출범으로 원화 스테이블코인 도입 논의 활발
통화주권·국부유출·편의성 등 측면서 필요성 대두
''달러 주도'' 시장서 "제한적 사용 그칠 것" 전망도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정부와 여당이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도입을 속도감 있게 추진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활용성에 대한 논쟁도 과열되는 분위기다. 전 세계적인 금융 혁신에서 도태되지 않기 위해 ‘미래 화폐’로서 시급히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는가 하면, 쓰임새가 확실치 않은 ‘수요 없는 공급’이라는 회의적인 시각도 나오면서다.

(이미지= 챗GPT)


9일 코인 게코와 바이낸스 등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 전 세계 스테이블코인 시장은 약 2330억달러(약 316조원) 규모로 추정되며, 달러 스테이블코인(USDT, USDC 등)이 전체의 90~99%를 차지하고 있다.

달러 스테이블코인 주도로 관련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우리나라도 원화 스테이블코인 도입을 위한 제도적·기술적 틀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미 관련 수요가 급증하고 있으며, 제도가 마련되면 활용성이 더 커질 것이란 입장이다.

김갑래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원화 스테이블 코인 관련 인프라와 제도 마련을 경부고속도로 구축에 비유했다. 그는 “경부고속도로를 깔 때도 자동차가 없는데 왜 고속도로가 필요하냐는 반대의 목소리가 있었다”며 “새로운 블록체인망이 은행 망을 대신하게 될 것이고, 우리가 까는 블록체인망에서 지급 수단은 달러가 아닌 원화 (스테이블코인)가 돼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도 대선 기간 “스테이블코인 시장에 빨리 진출해야 소외되지 않고, 국부 유출을 막을 수 있다”면서 “이 시장에 빨리 진출해야 하고, 불안해하지 않고 거래에 참여할 수 있게 시장을 관리·감시해야 한다”고 밝혔다.

반면 이미 달러 스테이블코인이 시장의 패권을 잡고 있는데다 핀테크 서비스가 사용자 편의성 등을 높이고 있는 상황에서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한계가 명확하다는 지적도 있다.

임민호 신영증권 연구원은 “판매자들 입장에서는 낮은 결제 수수료 등이 유리하게 작용하지만 사용자 입장에선 기존 간편결제 서비스와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큰 차이가 없을 수 있다”고 했다. 그는 “달러 스테이블코인이 확산할수록 우리나라 통화 주권이 약해지는 상황에서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없으면 도태될 수 있는 측면이 있다”면서 “수출 업체들이 원화 스테이블 코인을 달러 스테이블 코인과 교환하도록 하는 식으로 제한적으로 쓸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익명을 요구한 한 학계 인사는 “현재 나오는 유즈 케이스(활용 시나리오) 중에 굳이 스테이블코인을 이용해야만 가능한 것이 있느냐”면서 “유럽과 일본 등 앞서 도입한 국가에서도 스테이블코인의 활용도가 높지 않은 것만 봐도 수요가 두드러진다고 보기 힘들다”고 했다.

국내 핀테크 서비스가 이미 실시간 송금, 낮은 수수료, 높은 접근성 등 스테이블코인이 장점으로 내세우는 특성 대부분을 제공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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