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국내 5대 증권사(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삼성증권, NH투자증권, 키움증권)의 1분기 합산 순이익은 1조 3986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 2607억원) 대비 10.9%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한국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의 호실적이 두드러졌다. 한국투자증권의 1분기 순이익은 448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6% 늘었다. 금리 하락 안정화에 따라 채권과 발행어음 운용수익이 급증하면서 호실적을 이끌었다. 정민기 삼성증권 연구원은 “채권 트레이딩 손익이 약 2000억원을 기록했고, 카카오뱅크·우리금융지주 등의 배당금 수익도 증가했다”며 “기업은행(IB) 수익의 경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충당금 환입, 신규 딜 증가 등으로 실적 개선세가 나타났다”고 밝혔다.
미래에셋증권 역시 1분기 순이익이 258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3.1% 급증했다. 미래에셋증권의 경우 해외주식과 자산관리(WM) 부문이 각각 분기 기준 최대 실적을 내며 호실적을 이끌었다. 백두산 한투증권 연구원은 “어려운 시장 여건에도 해외주식 수익이 9% 증가한 것이 특히 고무적”이라며 “해외주식 무료수수료 이벤트 종료에도 고객 락인이 이뤄진 효과”라고 평가했다.
5대 증권사 가운데 삼성증권과 NH투자증권, 키움증권의 1분기 순이익은 전년 동기와 비교해 역성장했지만, 전 분기 대비 개선되고 시장 컨센서스에 부합하며 선방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국내 주식시장 거래대금은 작년 1분기 하루 평균 24조 8000억원에서 4분기 19조 9000억원까지 급감했다가 올 1분기 22조 6000억원 수준으로 회복하고 있는 영향이다.
중소형사 중에는 현대차증권의 1분기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89.3% 급증하며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고 iM증권이 리테일 부문 흑자 전환과 PF 부실 우려를 떨쳐내며 6개 분기만에, 다올투자증권은 1개 분기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거래대금 회복과 함께 정부의 연내 발행어음 및 종합투자계좌(IMA) 사업자 지정 계획과 조기 대선을 앞두고 정치권의 증시 친화적인 기조까지 증권업을 둘러싼 우호적 환경에 증권업계의 호실적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여야 대선 후보는 다음달 대선을 앞두고 한목소리로 증시 부양을 외치고 있다.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장기주식 보유자에 대한 세제 혜택 부여, 배당소득 분리 과세 등의 방안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외국인 투자자 유입 확대를 위한 제도 정비와 기업지배구조 개선을 통한 일반주주의 권익 보호 등을 제시했다.
실적이 뒷받침되며 증권주는 고공행진하고 있다. KRX 증권지수는 올 들어 31.9% 치솟았다. 백 연구원은 “1분기 호실적과 올해 연간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확대되며 증권주가 상승하고 있다”며 “양호한 채권운용 실적과 국내 브로커리지 개선, 발행어음과 IMA 신사업을 통한 기업금융 외형 확대를 고려하면 증권주에 대한 비중확대 전략이 유효하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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