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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경제형벌 정비, ‘연내 30%’ 넘어 더 속도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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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설 위원I 2025.08.04 05:00:00
정부가 기업 경영 활동을 위축시키는 경제형벌을 줄이는 작업에 본격 나섰다. 지난달 30일 이재명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1일 기획재정부와 법무부 등 관련 부처들이 참여한 가운데 ‘경제형벌 합리화 태스크포스’ 1차 회의를 열고 활동 계획을 논의했다. 기업인의 경미한 의무 위반에 대해서까지 징역 등 형벌을 부과하는 각종 법령이 기업을 지나치게 옥죈다는 지적에 응답하는 행보다. 하지만 태스크포스 1차 회의 결과라고 발표한 내용을 보면 과연 시원시원하게 경제형벌 정비를 해나갈 수 있을지 의문스럽다.

이진수 법무부 차관과 함께 태스크포스 공동 단장을 맡은 이형일 기획재정부 1차관은 1차 회의에서 “1년 내 경제형벌 규정을 30% 개선하는 목표를 설정할 것”을 각 부처에 요청했다. 이 차관은 그 목표가 “구체적이고 명확해야” 한다고도 강조했지만 고개가 갸우뚱거려진다. 30%는 정부가 파악하고 있는 정비 대상 경제형벌 규정 건수 대비 연내 정비 완료 추진 건수의 비율을 가리킨 것으로 추측된다. 경제형벌은 과중함의 정도는 물론 폐지나 완화의 시급성에서도 천차만별인데 그렇게 기계적인 수치로 목표를 설정해서 될 일인가. 30%라는 수치 자체도 문제다. 1년에 30%라면 최소 3년 이상의 추진 기간을 염두에 둔 모양인데 너무 느긋하다.

경제형벌 정비가 처음 시도되는 것도 아니다. 윤석열 정부도 경제형벌 정비에 나서 2022년과 2023년 두 차례에 걸쳐 130여 건의 과제를 제시한 바 있다. 그 중에는 윤 전 대통령이 탄핵되기 전 완료된 것도 있고, 그렇게 되지 못한 것도 있다. 정부 입법으로 가능한 것은 완료된 경우가 많지만, 국회 입법이 필요한 것은 잘 추진되지 못한 게 적지 않다. 이재명 정부가 윤석열 정부와 별 차이 없는 관료적 페이스로 정비를 추진할 요량이라면 큰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교도소 담장 위를 걷는 심정”이라는 기업인들의 호소는 절박하다. 국내 기업 경영자들만이 아니라 국내에 투자한 외국 기업인들도 마찬가지다. 지난 2월 미국 상공회의소에 이어 지난달 유럽 상공회의소도 우리 경제형벌의 과중함을 지적했다. 정부는 경제형벌 정비를 기업인들이 실감할 만큼 획기적인 내용으로 보다 빠르게 추진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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