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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석이 끄집어낸 출판기념회 논란…22대 국회도 침묵할까[국회기자24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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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석 기자I 2025.06.21 11:36:56

野주진우 “김민석, 출판기념회 2번에 6억 걷었을 것”
‘책값 수십배’ 정치인 출판기념회…정치자금 모금행사 전락
‘출판기념회 선관위 보고’…법안 발의됐으나 모두 폐기
21~22대 국회서는 법안 없어…국민동의청원 나올까

[이데일리 조용석 기자] “출판기념회 두 번에 거의 6억원이 걷혔을 것으로 보인다. 출판기념회를 할 때마다 3억 원 안팎의 눈먼 현금, 써도 국민이 모르는 돈을 걷은 셈이 된다.”

이는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특위 소속인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이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남긴 글입니다. 정치인의 출판기념회는 그동안 불법 정치자금 모금 수단으로 악용돼 많은 비난을 받았으나 여전히 달라지지 않고 있습니다.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가 20일 대구 수성구 대구디지털혁신진흥원에서 열린 ‘인공지능 전환(AX) 연구거점 조성을 위한 경청 간담회’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다.(사진 = 연합뉴스)


野 “김민석, 출판기념회 2번에 6억 걷었을 것”

김민석 후보자의 여러 논란 중 핵심은 금전문제입니다.

국민의힘에 따르면, 김 후보자는 2020년 국회의원 당선 이후 공식적으로 신고된 수입은 세비 약 5억1000만원입니다. 세비 외 사업소득 800만원, 기타소득 620만원에 불과해 사실상 세비 유일한 공식 수입원이라고 봐야할 것입니다.

반면 지출은 추징금 6억2000만원, 신용카드·현금 2억 3000만원, 기부금 2억원, 월세 5000만원, 아들 학비 2억원(예상치) 등 약 13억원에 달합니다.

이를 종합해보면, 김 후보자는 최근 5년간 공식적으로 5억원을 벌었는데 13억원(예상치)을 썼습니다. 국민의힘은 규명되지 못한 수입 8억원이 어디서 나왔나를 집중적으로 캐묻고 있습니다. 김 후보자의 주장대로 아들 학비를 전액 전 부인이 냈다고 해도 최소 6억원의 수입이 규명돼야 합니다.

김 후보자는 해당 수입에 대해서 경조사와 출판기념회 2번이 있었다고 해명하고 있습니다. 그는 20일 불교방송 라디오 ‘금태섭의 아침저널’에 출연해 “그 기간에 경사도 있었고, 결혼도 있었고, 조사도 있었고, 출판기념회도 두 번 있었다”며 “국회의원들이 그런 경험을 했을 때 하는 통상적인 액수가 있지 않나”라고 설명합니다.

야당에서는 규명되지 못한 최소 6억원의 수입 대부분이 2번의 출판기념회에서 모았다고 예상하고 있습니다. 주진우 의원은 “과거 페이스북을 보니 김민석 후보 스스로 결혼식 축의금을 사양했었다”며 “빙부상 조의금도 얼마나 걷혔겠나? 핵심은 출판기념회”라고 주장했습니다.

지난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의 국무총리(김민석) 임명동의에 관한 인사청문특별위원회 제1차 전체회의에서 이종배 특위 위원장이 회의를 개의하고 있다. (사진 = 뉴시스)


‘책값 수십 배’ 정치인 출판기념회…사실상 정치자금 모금행사

그간 정치권에서는 출판기념회를 두고 수많은 잡음이 있었습니다. 정치인들의 출판기념회는 자신의 책 발간 소식을 알리는 행사가 아닌 정치자금을 모으는 수단으로 이용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선거 앞 출판기념회가 많은 것도 이 때문입니다.

참석자들은 통상 책의 정가가 아닌 수십 배 또는 수백 배에 달하는 돈을 책값으로 내는 경우가 많습니다. 책값보다 싸게 팔면 선거법 위반이지만 비싸게 파는 것은 제한이 없기 때문입니다. 아울러 출판기념회 모금액은 정치자금과 달리 한도도, 회계 보고 의무도 없습니다.

실제 많은 정치인들이 출판기념회를 모금한 수억원 대 현금이 발각되기도 했습니다. 뇌물수수 혐의로 압수수색을 받았던 노웅래 전 의원은 자택 압수수색 중 발견된 3억원 현금다발에 대해 “2020년 출판기념회에서 모은 후원금”이라고 해명했습니다.

앞서 신학용 전 의원이 한국유치원총연합회로부터 특혜성 법안을 발의해주는 대가로 약 3000만원을 받은 통로 역시 자신의 출판기념회였습니다. 대통령 비서실장을 지낸 노영민 전 의원이 산자위원장 시절 산하 공기관에 자신의 시집 판매를 위해 사무실에 카드단말기를 설치한 것은 유명한 사례기도 합니다.

여의도 국회의사당(사진 = 뉴시스)


‘출판기념회 수입 선관위 보고’…법안 발의됐으나 모두 폐기

여의도에서 이 같은 출판기념회가 정치자금 모금 행사로 악용되는 것을 막기 위한 시도는 있었으나, 실제 법으로 만들어지지 못했습니다. 여야 모두 적극적이지 않았기 때문일 것입니다.

현 방통위원장인 최민희 민주당 의원은 19대 국회 시절 출판기념회 수입 및 지출을 내역을 행사 후 30일 이내에 중앙선관위에 보고하자는 내용을 담은 정치자금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하기도 했으나 임기만료로 폐기됐습니다. 20대 국회에서는 정종섭 전 국민의힘 의원(당시 자유한국당)이 출판기념회에서 출판물을 정가 이상 판매하지 못하게 하고 판매수량도 1인당 1권으로 제한하고, 30일 내 수입 및 지출 내역을 선관위에 보고하자는 정치자금법 개정안을 냈으나 역시 임기만료로 폐기됐습니다.

공교롭게도 직전 21대 국회(2020~2024년)에서는 출판기념회를 규제해야 한다는 법안이 한 건도 나오지 않았습니다. 22대 국회에서도 아직 이와 관련된 법안은 없습니다. 다만 한동훈 전 국민의힘 당대표가 22대 총선을 앞두고 “정치인들이 출판기념회를 통해 책값 이상의 돈을 정치자금을 받는 행위를 금지하는 법안을 발의하겠다”고 했으나 아직 이뤄지지 못했습니다.

출판기념회 논란은 사실상 책 정가 및 수량을 규제하고 수입과 지출 내역의 선관위 보고를 의무화하면 어렵지 않게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여야 모두 이해관계가 걸려 있기 때문에 22대 국회에서도 적극적으로 논의될 가능성은 적어 보입니다.

출판기념회 논란이 반복되지 않기 위해 국민이 움직여야 할 수도 있습니다. 국회 국민동의청원을 통해 게시된 법안은 5만명 이상의 동의시 자동으로 해당 상임위로 회부돼 심사절차에 들어갑니다. 국민이 압박해 시작된 법안이라면 의원들도 쉽게 외면하긴 어렵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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