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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산 토요타 일본에 역수입"…미일 협상 후폭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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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겨레 기자I 2025.07.27 11:19:55

캠리·픽업트럭 등 일본 미출시 차량 역수입
동일 브랜드 내 가격·사양 경쟁…日생산에 악영향
5500억달러 투자·관세 발표 시점도 해석 분분
구체적 합의문 없어 논란 커져…불확실성↑

[이데일리 김겨레 기자] 토요타가 미국에서 생산한 토요타 자동차를 일본에 역수입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일 무역 협상에 따라 미국 내 생산을 확대하고, 미국차 수입도 늘려야 하는 일본 입장에선 울며겨자먹기식 선택인 셈이다.

26일 닛케이신문이 따르면 도요타 아키오 토요타그룹 회장은 오이타현 히타시에서 취재진과 만나 “미국에서 생산한 자동차를 일본에 역수입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며 “토요타가 미국에서 판매하는 차종 중에는 일본에서 팔지 않는 차도 많다”고 했다. 실제 미국에서 인기 있는 토요타 세단 ‘캠리’는 일본에서 생산·판매가 이미 종료됐고, 일부 픽업 트럭도 일본에는 출시되지 않는다.

일본 도쿄의 한 토요타 자동차 전시장.(사진=AFP)
하지만 이번 결정은 미국과의 관세 협상에 따른 차선책이다. 도요타 회장은 “비관세 장벽 대응책이 마련된 것은 큰 성과”라면서도 “정치의 영역은 우리가 통제할 수 없는 일”이라며 “우리는 할 수 있는 준비를 할 뿐”이라고 언급했다.

미일 무역 합의에 따라, 일본은 미국산 자동차에 대한 추가 안전검사를 면제해 수입규제를 완화하기로 했다. 일본 측 수석 교섭대표 아카자와 료세이 경제재생상은 “미국산 차량의 인증 절차를 간소화하겠다”며 “물론 공공 안전 확보는 전제 조건”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절차를 간소화한다고 해서 일본에서 판매가 될지는 미지수다. 그동안 포드자동차, 제너럴모터스(GM) 등 미국 자동차 제조사들이 일본 시장 진출을 시도해왔지만 일본에서 인기를 끌지는 못했다. 미국차는 일본차와 비교해 연비가 떨어지고 차체가 커 일본 소비자들의 취향과 맞지 않는다는 평가가 많았다.

결국 일본은 미국에서 생산한 일본차를 일본에 역수입한다는 ‘울며겨자먹기식 발상’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일본 입장에선 미국차(사실상 일본차)를 수입한 격이 되고, 미국 입장에선 자국의 수출액을 늘리는 효과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같은 브랜드(토요타)를 놓고 일본 내수시장에서 가격 및 사양 경쟁을 해야 하는 처지다.

더구나 미국 생산 비용과 물류비 등의 영향으로 미국산 일본차가 가격 경쟁력을 갖기도 쉽지 않다. 토요타는 1990년대 미국 공장에서 생산한 캠리 기반 차량을 일본 시장에 판매한 전례가 있다. 당시 미국산 캠리와 크기가 비슷한 경쟁 차종이 일본 시장에서 이미 자리를 잡은 데다 단가 상승과 부품 조달 한계 등의 문제로 판매량이 부진했다.

이밖에도 미·일 협상을 두고 일본에서는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일본이 약속한 대미 투자 5500억달러(약 759조원)에 대한 미국과 일본 측의 해석이 엇갈리는데다, 자동차 관세 25%를 15%로 내리는 시점도 명확하지 않다. 특히 이를 확인할 공동 문서가 따로 없다는 점에서 비판이 거세다.

미국 측은 미국이 추진하는 프로젝트에 일본이 직접 자금을 조달하고 그 이익의 90%는 미국이, 10%는 일본이 나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일본 측은 일본 금융기관이 5500억달러 규모 출자와 융자, 담보 보증 등을 제공하는 것이며 수익 9대 1 배분에 대해서도 고정된 비율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자동차 관세 인하 시점에 대해서도 일본은 다음 달 1일부터 시행이라는 입장이지만, 미국은 구체적인 날짜를 못 박지 않았다고 닛케이는 지적했다. 제1 야당인 입헌민주당 노다 요시히코 대표는 미·일 협상에 대해 “(양국의) 해석 차이가 지뢰밭이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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