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cc 생맥주 잔의 ‘꼼수’…“국민이 직접 바꿔주세요”

[이데일리 정두리 기자] “이거 진짜 500cc 맞아? 이 계량기, 정부가 관리해줘야 하지 않나요?”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은 한국계량측정협회와 함께 ‘법정계량기 국민제안 공모전’을 개최한다고 20일 밝혔다.

사진=챗GPT

이번 공모전은 일상에서 사용하는 계량기 중 평소에 정확하지 않다거나 신뢰성이 낮다고 느낀 기기를 선정해 왜 국가가 법정계량기로 관리해야 하는지 자유롭게 작성하면 된다. 일정은 오는 21일부터 8월 29일까지 약 6주간 진행되며, 국민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지능형계량기 유통관리시스템과 씽굿, 정부24 등에서 온라인 접수하면 된다.

예를 들어 △병원마다 체중계 수치가 달라 아이의 약 처방에 혼란을 겪었던 보호자의 사례 △집에서 가구 배치를 위해 줄자로 공간을 쟀지만 줄자의 오차로 인해 가구가 맞지 않았던 사례 △생맥주 전문점에서 500cc로 표기된 맥주잔의 용량이 실제와 달라 불신을 느낀 사례 등 다양한 경험을 토대로 제안할 수 있다. 단 이미 법정계량기로 지정된 도시가스 계량기, 수도계량기, 온수계량기 등 13종 계량기는 제외된다.

법정계량기는 거래의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해 정부가 형식승인, 검정, 사후관리 등을 통해 정확성과 적합성을 지속적으로 확인하고 관리한다. 이번 공모전은 계량기 사용이 일상 속에서 더욱 다양해지고 정밀해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13종의 법정계량기만을 일률적으로 관리하는 현실을 보완하기 위해 마련됐다. 변화하는 산업과 생활환경에 맞춰 새로운 법정계량기 수요를 제도에 반영하고자, 국민의 경험과 의견을 통해 정책 개선의 실마리를 찾는 데 목적이 있다.

공모 결과 우수 제안자에게는 산업부장관상, 국표원장상 등과 함께 소정의 상금이 주어진다.

김대자 국표원 원장은 “정확한 계량은 국민의 일상과 안전, 그리고 공정한 거래를 지탱하는 중요한 기반”이라며 “이번 국민제안을 통해 국민 여러분의 경험과 아이디어가 정책으로 이어져 더 신뢰할 수 있는 계량 환경을 만드는 데 큰 역할을 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