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맘스터치는 지난 2월부터 상당수 매장이 배달 메뉴 가격을 평균 15% 인상했다. 싸이버거 세트는 매장 가격이 7300원이지만 배달앱에서는 8500원으로 1200원이 더 비싸다.
치킨업계 1위 bhc는 이달 들어 가맹점 절반 이상이 배달앱 가격을 올렸다. 서울 지역의 경우 약 3분의 2 매장이 배달 가격을 인상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표 메뉴인 뿌링클과 콰삭킹의 권장가는 2만 1000원이지만, 배달가는 2만 3000원으로 책정됐다. 콤보·순살 제품은 2만 5000원까지 올랐다.
bhc는 본사 차원에서 이중가격제를 권고한 바는 없다고 선을 그었으나, 이달부터 가맹점주가 본사 협의 없이 배달 가격을 자율적으로 설정할 수 있도록 규정을 바꿨다.
업계 전반으로도 유사한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자담치킨은 지난 4월 본사 차원에서 배달 가격을 2000원 인상했고, 굽네치킨은 서울과 경기 일부 매장에서 가격을 조정했다. BBQ와 교촌은 아직 가격 인상 계획은 없지만 상황을 주시 중이다.
햄버거 업계도 배달가 인상이 일상이다. 버거킹 와퍼 세트는 매장 9200원, 배달 1만 600원으로 1400원 차이가 난다. 롯데리아는 지난해 1300원을 추가했고, KFC·파파이스·맥도날드 등도 모두 이중가격제를 적용하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은 배달 플랫폼 의존도가 높은 외식 업종의 수익성 악화와 맞물려 있다. 업계에 따르면 배달앱 주문 시 음식값의 약 30%가 수수료·배달비 등으로 빠져나가 자영업자 부담이 크다.
실제로 통계청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전체 소비자물가지수는 16% 상승한 반면, 외식물가는 25% 급등했다. 품목별로는 김밥(38%)과 햄버거(37%)가 가장 많이 올랐고, 치킨도 28% 상승했다.
한국외식산업협회 관계자는 “배달 매출 의존도가 높은 업종일수록 이중가격제가 확산되고 있다”며 “수수료 구조 개선 없이는 가격 인상을 통해 수익을 보전할 수밖에 없어 외식물가 부담은 더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