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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기덕 기자] 북한이 전투기에서 발사하는 신형 중거리 공대공 미사일에 대한 실사격 훈련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앞서 2021년 외형을 공개한 이후 4년 만에 첫 실사격 훈련을 외부에 공개한 것은 러시아의 군사 기술 이전 때문에 가능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북한 관영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은 17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참관한 가운데 진행한 북한 공군의 반항공(방공) 전투 및 공습 훈련을 공개했다. 이번 훈련은 미그-29 전투기에서 신형 공대공 미사일과 활공유도포탄을 발사, 순항미사일과 무인기 표적을 격추하는 훈련이다. 이번 훈련은 지난 15일 진행됐다.
김 위원장이 훈련을 지도한 장소는 평안남도 순천시에 있는 제55비행연대로 추정된다. 공개된 사진에는 미그-29와 수호이-25 등 북한 공군의 최신 자산이 동원됐다. 특히 미그-20는 앞서 2021년 10월 북한의 무기박람회 ‘자위-2021’에서 처음 모습을 외부에 공개한데 이어 4년 만에 첫 실사격 훈련이 공개됐다.
이 자리에서 김 위원장은 “전군의 모든 부대들이 항시적인 임전 태세, 격동상태에서 전쟁 준비에서의 획기적 전환을 가져와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북한의 군사분야 훈련 공개는 재래식 무기의 현대화를 강조하는데 방점을 둔 것으로 보인다. 이번 김 위원장이 직접 현지 지도에 나선 것도 공군 현대화에 의지를 피력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아울러 고난도 기술인 공대공 미사일을 개발에 실사격 훈련을 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러시아의 도움이 있던 것으로 추정된다. 북한과 러시아는 북·러 군사협력을 통해 우크라이나 전쟁 북한군 파병, 러시아 군사 기술 북한 이전 등 양국 협력을 가속화하고 있다.
군사전문기자 출신인 유용원 의원은 “북한은 (이번 실사격 훈련에서) 단거리 공대공 능력만 보여줬지만, 기술적 난도가 높은 (중거리) 공대공 미사일 체계통합기술(레이더 등 항전장비와 미사일)을 어느 정도 확보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유 의원은 또 북한이 4년 만에 중거리 공대공 미사일 실사격에 나선 것에 대해 “최근 러시아와의 군사협력에 따라 기술 이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