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상구 세계한인총연합회 회장은 25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해외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우리 재외국민과 동포를 한국사회로 흡수하기 위해 대학 문턱을 낮춰야 한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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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동포의 한국대학 진학은 다른 또래들에게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고 회장은 전망했다. 그는 “해외동포 2세들은 다른 언어와 문화를 습득하고 있기에 한국 대학에 진학할 경우 국내 거주 학생들에 다양한 글로벌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며 “단순히 동포라는 이유로 특혜를 주는 것이 아니라 내국인 학생들과 함께 공부하면서 상호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고 회장이 강조하는 것은 해외동포의 ‘심리적, 문화적 소속감의 회복’이다. 외국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동포 2세들은 언어부터 그들이 체득한 문화 모두 한국 밖에 뿌리를 두고 있다. ‘한국’을 조국이라 말하지만 어쩔 수 없이 낯설다.
고 회장은 이를 위해 재외동포 청년들을 한국 기업에서 인턴으로 활용하는 방안도 확대해달라고 제안했다. 고 회장은 “이들에게 한국 기업문화와 생활을 이해하도록 지원하고 한국에서 두어달 살아보며 정체성을 느끼게 해주자는 취지”라며 “소속감을 가질 수 있는 기회를 확대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20대 초반에 한국 기업에서 경험을 쌓으며 유대감을 고취하는 동시에, 한국으로 다시 돌아올 수 있도록 제도적 기반을 쌓자는 얘기다. 고 회장은 “한국 기업들도 해외에서 경험을 쌓은 유능한 인재들을 뽑을 수 있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베트남에서 한국식품 유통매장 ‘K-마켓’ 150개 점을 이끌고 있는 고 회장은 지난해 10월 세한총연 회장으로 취임해 180개국 708만 재외동포를 대표하는 자리에 올랐다. 고 회장은 “회장이 되고 나서 보니 전 세계 재외동포들이 깔아놓은 경제 글로벌 네트워크는 대한민국이 몇십 년 몫의 세금을 전부 쏟아부어도 만들 수 없는 소중한 경제 네트워크임을 체감한다”라면서 “1900년대 해외로 이주한 동포들이 한국의 독립자금을 대고 대한민국 수립 후에도 외화벌이로 나라의 기틀을 세운 점을 잊지 않았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해외동포를 향해서도 “동포청년들이 한인사회와 공동체에 관심을 두지 않는다면 이 소중한 경제글로벌 네트워크가 무너지는 위기에 처할 수 있다”고 당부했다. 고 회장은 “우리 사회가 인구 소멸을 염려하며 출산 장려에 440조원을 쏟아부었듯 이제 재외동포 차세대 청년에 투자해야 할 때”라며 이번 6·3 대선에서도 재외동포에 대한 관심을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