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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츠와의 첫 만남에서 제품 설계의 핵심이 단순한 기술적 완성도가 아니라 환자의 치료 결과를 실질적으로 개선하는 동시에 의사, 병원, 보험사, 정부 등 모든 이해관계자에게 명확한 가치(ROI)를 제공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러한 합의 과정이 이어지면서 로버츠의 파트너인 밥 코처와 함께 새로운 회사를 공동 창업하기로 뜻을 모았다. 그렇게 시작한 회사가 바로 지금의 니드(Need)다. 회사의 핵심 비전은 의료 시스템 내 모든 이해당사자들이 한 방향으로 의견을 모으고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강력한 기술 플랫폼을 구축함으로써 암 환자들에게 최선의 치료 결과를 제공하는 것이다.
암 치료 인프라는 전통적으로 각국 정부의 막대한 재정 지원을 기반으로 구축해 왔다. 그러나 최근 세계 여러 정부가 환자들이 최신 치료에 접근하기 위해 필요한 차세대 헬스케어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분명한 징후들이 나타나고 있다. 예를 들어 정밀 의료를 지원하기 위한 데이터 통합 시스템이 미비하거나 방사선 장비나 면역치료제에 대한 진입 장벽, 그리고 환자 맞춤형 치료를 위한 정보 시스템의 부재로 인해 의료진이 최신 치료 가이드라인을 충분히 활용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또한 의료 인력 부족과 행정 업무 가중으로 인해 고난도 치료가 필요한 암 환자들이 대형 병원에서 수개월 대기하는 상황도 점점 더 빈번해지고 있다.
다른 산업에서는 이미 접근 방식의 전환이 시작되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우주항공 산업이다. 과거에는 미국을 비롯한 여러 정부가 위성, 우주왕복선, 로켓 등을 직접 개발하고 운용했지만 이제는 스페이스X와 같은 민간 기업이 보다 낮은 비용과 높은 효율로 인프라를 제공하며 핵심 주체로 자리 잡고 있다. 이처럼 인공지능(AI) 시대에는 첨단 기술을 기반으로 한 민간 플랫폼이 정부와 협력해 탈중앙화한 새로운 의료 인프라를 구축해낼 수 있다고 믿는다. 그리고 그 중심에 ‘암 치료 결과의 실질적인 향상’이라는 명확한 목표가 자리 잡는다면 이는 단지 기술 기업의 성공을 넘어 환자뿐만 아니라 의사, 병원, 보험사, 정부 등 모든 이해관계자에게 실질적이고 지속 가능한 가치를 제공하는 의료 혁신 모델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미국 최고의 암 센터인 메모리얼 슬론 케터링을 떠날 당시 훌륭한 동료들과 안정적인 연구 환경을 포기하는 것은 결코 쉬운 결정이 아니었다. 하지만 언젠가 전 세계 누구나 탈중앙화한 ‘슬론 케터링급’의 치료를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겠다는 꿈은 여전히 내 안에 살아 있다. 이제 그 꿈을 현실로 옮길 수 있는 전환점에 서 있다.
필자는 첫 번째 실패를 통해 한 가지 분명한 진실을 배웠다. 기술은 목적이 아니라 과정이며 진정한 혁신은 그것이 얼마나 많은 사람의 생명을 구하고 삶의 방향을 바꿔 주는 데 기여하는지에 달려 있다는 사실이다. 두 번째 여정에서 그 교훈을 실현하고자 한다.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는 미래의 암 치료 역사를 다시 쓰기 위한 여정을 계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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