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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활용품 수거부터 수출까지..스마트팩토리에서 한번에 재생”

박태진 기자I 2025.03.17 05:30:00

■탈플라스틱 현장 탐방-①수퍼빈·천안생활자원센터
수출강국 韓 폐기물처리업체 노력 재조명
수퍼빈, 140m 설비로 40분 만에 플레이크 생산
공공선 플라스틱·병·종이·금속 종합 처리
천안시생활자원회수센터, 마을기업으로도 주목

국제사회의 탈플라스틱 움직임이 가속화하고 있다. 유럽연합(EU)은 에코디자인 규정, 재생원료 사용 의무화 등 다양한 규제를 도입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폐플라스틱의 발생을 줄이고, 재활용을 확대하기 위한 다양한 정책을 강구하고 있다. 우리나라 공공·산업계 등의 탈플라스틱 행보를 총 3회에 걸쳐 연재한다. <편집자 주>
경기도 화성에 있는 수퍼빈 아이엠팩토리에서 투명 페트병들이 재활용 설비를 통해 선별되고 있는 모습. (사진=수퍼빈)


[화성·천안=이데일리 박태진 기자] 지난 6일 오후 경기도 화성시에 있는 수퍼빈 아이엠팩토리(자동화 공장)에서는 페트(PET) 재생 설비가 분주하게 돌아가고 있었고 10여명의 직원들도 곳곳에 배치돼 폐페트병 재생 공정에서 시선을 고정하고 있었다.

◇수익성은 아직…내년 재생재 의무화에 기대

수퍼빈은 2015년 6월 설립된 투명 페트병 무인회수기 기업으로 버려진 페트병을 선별, 분쇄, 세척 등의 과정을 거쳐 플레이크(얇은 조각)를 만드는 소재화 공정을 진행한다. 특히 2023년 4월 준공된 수퍼빈 아이엠팩토리의 경우 설비가 있는 본동은 지하 1층~지상 4층, 연면적 5289㎡(약 1600평) 규모로 지어졌다. 경쟁사들이 가진 선별기기와 달리 모든 공정을 자동화 시스템으로 구축해 원격으로 조정할 수 있으며 선별도 인공지능(AI) 방식을 도입한 게 장점으로 꼽힌다.

구재현 수퍼빈 아이엠팩토리 이사(공장장)는 “페트병을 직접 수거하는 세계 유일의 기업으로 제품 회수율이 98~99%로, 일반 기업(40~60%)보다 월등히 높다”면서 “원료도 좋아 국내 4개 기업에 납품하고 유럽에도 수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공장의 공정은 △보관 △투입 △선별 △분쇄 △세척 △건조 △검수 △포장으로 이뤄진다. 보관과 투입은 여느 기업과 다를 바 없지만 수퍼빈 아이엠팩토리의 특장점은 선별에 있다. 수퍼빈이 구축한 폐기물 빅데이터 기반의 인공지능(AI) 선별기를 활용해 실시간으로 투명 페트와 그 외 이물질을 선별한다. 총 3차에 걸쳐 선별기가 있는데 1~2차는 페트를 선별하고 3차 선별기는 그 외 이물질을 골라낸다.

구 이사는 “폐기물 공장과 가장 큰 차이점은 일반적으로 인력이 배치돼 수선별하는 것과 달리 AI 설비를 이용해 스마트화했고 AI 선별기는 각 4대의 카메라가 설치돼 있어 실시간으로 물체를 파악한다”고 설명했다.

수퍼빈 아이엠팩토리에서 40분간의 투명 페트병 재생 공정을 거쳐 탄생한 플레이크들이 포장백에 담겨 있는 모습. (사진=수퍼빈)
이후 투명 페트를 10㎜ 이하 일정한 크기의 플레이크로 분쇄해 비중차이, 풍력, 온수 세척, 추가 4번의 세척을 통해 플레이크 외 이물질을 제거한다. 고온의 온풍을 이용해 건조시킨 후 다른 재질의 플라스틱 및 금속 성분 제거를 위해 금속선별기를 이용해 1㎜ 이하의 작은 금속까지 골라낸다. 수출용은 500㎏용 포장백에, 내수용은 650㎏ 포장백에 각각 담아 보관 후 출고한다.

이 모든 공정이 총길이 140m 설비를 통해 40분 만에 이뤄진다. 수퍼빈 아이엠팩토리는 이른바 스마트팩토리인 것이다. 이에 총 25명 만이 주·야간 2교대 근무를 하고 있다. 이 공장은 또 일련의 긴 공정을 U자 형태로 배치해 외부에서 자원의 출·입을 동시에 볼 수 있다. 이는 수퍼빈이 설계하고자 하는 순환경제를 의미한다.

다만 힘든 점도 있다. 기본적으로 재생재 가격이 원가보다 낮아 수익성 확보에 어려움이 있다. 게다가 기존 폐기물 처리 업체들과 달리 제품 품질에도 신경을 쓰다보니 원가가 더 들어간다. 하지만 내년 1월부터 식품용 재생재가 의무사용으로 바뀌면 수익성이 나아질 것으로 이 회사는 내다봤다.

◇폐기물 업체 인력 적어 안전사고 우려

자원재활용 대표 민간기업으로 수퍼빈이 있다면 공공영역에서는 천안시생활자원회수센터가 앞장서고 있다. 국비 43억원, 도비 10억원, 시비 121억원 등 총 174억원을 투입해 지난해 5월 천안시 동남구에 문을 연 이 센터는 천안에서 발생하는 하루 35t(톤) 분량의 재활용 쓰레기를 처분 중이다. 천안시가 주식회사 목동에 위탁운영을 맡기고 있다.

이곳은 PET·PE·PP 등 플라스틱류 뿐 아니라 병류(백색병·갈색병·녹색병), 종이류(파지), 금속류(철캔고철·알루미늄캠·비철금속) 등을 종합적으로 다룬다. 투명 페트병과 비닐은 서북구 백석동에 있는 시설에서 처리한다. 지난 11일 오후 센터를 방문했을 당시 30여명의 직원들은 실내외에서 폐기물 운반 및 선별 작업에 매진하고 있었다. 센터는 연면적 3567㎡(약 1079평), 지상 2층 규모로 조성됐다.

천안시생활자원회수센터 직원들이 수선별 과정에서 파병, 공병, 음식물 및 소형 잔재물을 선별하고 있다. (사진=목동)
설비는 수집운반 차량에 의해 수거된 생활자원 무게를 측정하는 계근대(실외)를 비롯해 대형 재활용품선별 및 대형 잔재물을 제거하는 파봉기, 유리잔재물 및 재활용품을 크기별로 선별하는 트롬멜, 파병·공병·음식물 및 소형 잔재물을 선별하는 수선별실 등이 있다. 또 플라스틱과 철캔, 알루미늄캔, 분리 및 비닐류, 파지를 선별하는 발리스틱, 전자석을 이용한 철캔 선별기기인 자력선별기, 알루미늄캔을 선별하는 비철금속선별기, 스티로폼 등 가벼운 생활자원을 선별하는 풍력선별기, 근적외선을 이용해 PE·PP·PET를 선별하는 광학선별기 등도 마련돼 있었다.

아울러 실외에는 압축 재활용품을 분류하고 저장 잔재물을 보관하는 저장창고도 있었다. 창고에 쌓인 재활용품들은 필요로 하는 기업으로 납품한다. 이밖에 직원은 총 38명으로 이중 35명은 천안에 연고를 둬 마을기업으로 지역일자리 창출에도 한몫하고 있다.

그러나 이 센터도 애로사항이 있다. 일반 주택가에서 나오는 폐기물은 야간에 수거해오지만 아파트 등 공동주택은 낮에 수거를 해오는 탓에 밤낮 없이 재활용품들이 몰려들어 벅찰 때가 적지 않다. 인원교 목동 운영소장은 “시설용량은 하루 60t이지만 폐기물처리업체 특성상 인력이 적은 탓에 근로자들의 피로도가 상당하다”면서 “법의 한도 내에서 센터가 고용할 수 있는 인력을 최대치로 채웠음에도, 근로자들은 늘 안전사고 위험에 빠져 있다”며 고용 측면에서 제도 개선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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