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씨의 범행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그는 A씨를 살해한 이후 같은 아파트 12층에 거주하는 A씨의 언니 집에 침입해 숨어 있다가 이튿날 새벽 퇴근해 돌아온 A씨의 언니까지 살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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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의 지인은 두 사람이 연락이 닿지 않는 점을 이상하게 여겨 119에 신고를 했고, 결국 이들은 사망 일주일이 지나서야 각각 자신의 집 침대에서 부패한 상태로 발견됐다.
사망 후 일주일이 지나 발견된 이유는 김 씨가 이들의 지인과 문자를 주고 받으며 일주일의 시간을 벌었기 때문이었다.
A씨는 김 씨와 2020년 2월 정신병원에서 처음 알게 됐다. A씨는 알코올 의존증이었고 김 씨는 공황장애로 입원 중이었다.
두 사람은 병원에서 사랑을 키우다 퇴원 후 금주 씨의 집에서 함께 동거를 시작했다. 같은 아파트에 살던 언니 B씨도 두 사람의 만남을 축하했다.
경찰 조사에서 김 씨는 A씨와의 싸움이 잦아지자 술김에 우발적으로 목 졸라 살해했으며, B씨의 집으로 가 B씨가 귀가하길 기다렸다가 살해했다고 진술했다.
자매가 살아있는 척 꾸몄던 김 씨는 결국 B씨의 가게 비밀번호를 묻는 문자 메시지를 B씨의 친구에 보냈다가 이상한 낌새를 눈치챈 친구의 신고로 덜미를 잡혔다.
경찰의 포렌식 과정에서 자매의 부친은 작은딸 A씨의 휴대전화에서 김 씨가 의도적으로 접근한 듯한 내용의 녹취를 발견했다.
녹음 내용에서 김 씨는 병원에서 퇴원하기 전 A씨에 “나도 퇴원하면 당진 올라갈까”라고 말했고 A씨는 “그냥 부산에서 자리 잡고 있어”라고 답했다. 이에 김 씨는 “처음에 나는 그 생각을 했다. 당진을 가면 언니 가게에서 파트타임으로 일을 할까 생각하고 있었다”고 언급했다.
이를 두고 자매의 부친은 한 방송에 출연해 “애초에 큰 딸(B씨)의 돈을 노리고 계획적으로 작은 딸(A씨)에 접근해 만난 것이 아닌가”라고 추측했다. B씨는 하루 매출 100만 원을 기록할 정도로 잘 나가는 주점의 사장이었으며 A씨는 언니의 일을 종종 도왔다고 한다.
실제 김 씨는 A씨를 살해하고 언니 B씨를 살해하기 전 B씨가 몰던 외제차를 인터넷에 검색했으며, B씨를 살해한 후에는 귀금속, 명품 가방 등을 챙겨 도주했다.
이후 김 씨는 B씨의 차를 훔쳐 울산으로 내려갔다가 교통사고를 내고 도주하는 과정에서 B씨의 신용카드로 현금 580만 원을 인출했다. 신용카드 비밀번호는 살해 전 B씨를 위협해 알아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표창원 범죄과학연구소 소장은 “김 씨가 A씨를 우발적으로 살해했다 하더라고 B씨의 경우는 계획적”이라고 분석했다.
1심 재판부는 “피고인을 사회와 영원히 격리해 재범을 방지하고 속죄하도록 하는 게 타당하다”며 김 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그러자 김 씨는 형이 과하다는 이유로, 검사 측은 형이 적다는 이유로 모두 항소했다.
2심에선 항소를 기각했고 3심도 김 씨의 상고를 기각해 무기징역을 확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