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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진·형인우 대표 맞손...완전체 됐다[엔솔바이오 대해부]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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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희 기자I 2025.07.10 08:00:56
[이데일리 유진희 기자] ‘세상이 필요로 하는 신약을 개발한다(New Drug Development for Medical Unmet Needs).’ 대전 유성구 엔솔바이오사이언스 본사 내 출입문마다 새겨져 있는 문구다. 김해진 대표가 2001년 엔솔바이오사이언스를 설립한 배경이기도 하다.

그래서 목표도 명확하다. 기존 기술로는 치료 방안이 없는 질병의 해법을 찾는 일이다. 엔솔바이오의 주요 파이프라인인 퇴행성디스크 치료제 ‘P2K’, 골관절염치료제 ‘E1K’,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M1K’, 항암제 ‘D1K’ 등이 대표적인 예다.

김해진 엔솔바이오사이언스 대표. (사진=엔솔바이오사이언스)


이공계 출신 바이오 전문가 김해진 대표 핵심 경쟁력

김 대표는 바이오기업 대표로는 남다른 이력을 지녔다. 고개를 갸우뚱할 수 있지만, 그는 엄밀히 말하면 정보기술(IT) 전문가다. 컴퓨터공학 박사 출신으로 사회생활도 1983년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에서 시작해 18년간이나 IT 연구원으로 일했다.

김 대표는 신약개발에 IT를 접목하면 획기적 혁신을 꾀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2006년부터 2017년까지 충남대학교 생명과학부 겸임교수로도 일했다. 바이오 사업에 뛰어든 이후의 경력까지 합치면 바이오분야에서만 따져도 25년 넘게 경험을 쌓았다. 국내 1세대 바이오 전문가 이상의 전문성까지 갖췄다는 뜻이다. 이같은 경력을 바탕으로 그는 바이오 빅데이터와 생물정보, 인공지능(AI)을 기반해 신약후보물질을 찾아내는 플랫폼 ‘KISDD’와 AI 바탕 펩타이드 탐색 시스템 ‘EPDS’를 성공적으로 개발했다.

혁신기술에 기반해 엔솔바이오는 실질적인 성과를 내며, 글로벌 신뢰를 높여가고 있다. 엔솔바이오의 미국 파트너사 스파인바이오파마와 임상이 방증한다. 스파인바이오파마는 P2K 임상 3상 시험 결과에 대해 강한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마크 R. 비스코글리오시 스파인바이오파마 최고경영자(CEO)는 올해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열린 ‘캐나코드 제뉴이티 2025 근골격계 콘퍼런스’에 “P2K는 퇴행성디스크 질환뿐만 아니라 다른 척추 질환이나 전신 질환 치료제로 적용할 가능성이 있다”며 “향후에는 조기 단계 환자를 포함하는 임상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직접 밝히기도 했다.

현재 P2K 임상 3상은 통증 강도가 높고 기능 장애가 심한 환자들을 대상으로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 스파인바이오파마는 조만간 최종 데이터를 발표할 예정이다. 앞서 엔솔바이오는 2009~2010년 P2K를 발굴했다. 이를 기술도입한 유한양행(000100)은 2018년 미국 스파인바이오파마에 최대 기술료 2억 1815억 달러(약 3000억원) 규모로 기술을 이전했다.

P2K 임상 3상 시험 결과의 기대감은 커지고 있다. 엔솔바이오의 추가 단독 기술수출이 배경이다. 엔솔바이오는 지난해 스파인바이오파마에 P2K의 추가 적응증에 대한 기술을 수출했다. 골관절염, 섬유증, 종양 등에 대해서다. 해당 계약으로 엔솔바이오는 △반환 의무가 없는 선급금 500만 달러(약 68억원) △진행 단계별 지급되는 마일스톤 1억 5000만 달러(약 2030억원) △P2K 기반 적응증 확대 제품의 미국 시판 후 순매출에 따라 10년간 별도의 경상기술료(로열티)를 스파이바이오파마로부터 받기로 했다. P2K 임상 3상의 긍정적 데이터 없이는 있을 수 없는 결정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사진=엔솔바이오사이언스)


E1K도 기술수출 기대...형인우 대표 합류로 기업 안정성도 키워

E1K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E1K는 생체 유래 아미노산 5개로 구성된 펩타이드로 통증을 경감하며, 연골을 재생하는 2중 작용기전을 가지고 있는 약물이다. E1K로 통증경감과 연골재생으로 특징되는 골관절염 근본치료제 ‘디모드’(DMOAD)’ 입증을 한다는 계획이다. 지난 6년간 시행한 인체 대상 E1K 3개 임상(임상1a, 임상1b, 임상2상) 데이터에 대한 통합 분석까지 마친 상태다. 현재 엔솔바이오는 E1K의 글로벌 기술수출에 대한 논의를 복수의 기업과 진행하고 있다.

E1K는 P2K의 배 이상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현재 골관절염을 치료할 수 있는 신약은 존재하지 않는다. 통증을 낮춰주는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 계통 약물을 활용하는 수준이다. 시장조사업체 프레시던스 리서치에 따르면 세계 골관절염치료제 시장 규모는 2022년 82억 달러(약 11조원)에서 2032년 184억 달러(약 25조원)로 커진다.

코넥스에서 코스닥으로 이전상장 지연으로 한때 엔솔바이오의 주가가 3000원 밑으로 떨어졌다가 최근 3만원을 넘나드는 수준이 된 이유들이다. 일부 파이프라인이 실패한다고 해도 과거처럼 회사가 크게 흔들릴 위험도 줄었다. ‘슈퍼개미’ 형인우 스마트앤그로스 대표가 1대주주로서 엔솔바이오에 대한 지원에 나선 덕분이다.

그는 경영에는 전혀 관여하지 않으며, 기술력만 보고 투자에 나서는 것으로 유명하다. 가장 대표적으로 바이오 코스닥 대장주인 알테오젠(196170)이 있다. 알테오젠에 초기 투자한 그는 현재 이 회사의 지분 5.11% 보유하고 있다. 가치는 1조원이 넘는다.

형 대표는 지난 11일 유한양행이 보유한 엔솔바이오 지분 81만 860주(6.57%) 전량을 블록딜 방식으로 인수하며, 이 회사의 최대주주가 됐다. 엔솔바이오에 대한 형 대표 측의 지분율은 24.74%이며, 김 대표 측은 19.32%다.

엔솔바이오 관계자는 “형 대표를 비롯한 투자자들에게 결과로 보답할 것”이라며 “올해부터 본격화되는 성과를 기반으로 코스닥 이전상장에도 성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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