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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현지시간) 글로벌 신용평가회사 무디스는 미국 옥시덴털 페트롤리움의 신용등급을 투자적격 등급인 ‘Baa3’에서 투기등급인 ‘Ba1’로 내렸다. 이 기업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1920년 만들어진 미국의 대표적인 셰일 기업이다.
앤드류 브룩스 무디스 부사장은 “석유 수요 위축에 따른 판매량 감소에 석유·천연가스 가격까지 하락하면서 옥시덴털 페트롤리움은 단기적으로 신용이 개선될 가능성이 크게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옥시덴털 패트롤리움은 배당금을 86% 삭감하고 지출을 줄이는 등 허리띠를 조이며 신용등급 하락을 막으려고 안간힘을 썼지만, 결국 ‘추락천사’로 전락하는 사태를 막지 못했다. 월가에서는 투자등급에서 투기등급으로 추락한 기업들을 ‘추락 천사’라고 부른다
이에 앞서 미국 텍사스주 셰일 기업인 트리-포인트(Tri-point) 오일앤가스프로덕션 역시 16일 미국 연방파산법 11조(챕터11)에 의거해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이 회사는 에너지 전문 사모펀드(PE) 중에서는 가장 유명한 ‘퍼스트리저브’의 주 투자처다.
그만큼 탄탄한 기업으로 주목받았던 곳이지만 법원에 제출한 신청서에서 이 회사는 자산(5000만달러·640억원)의 2배에 달하는 1억달러의 부채를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실 러시아와 사우디아라비아의 석유전쟁이 터지기 전에도 오랜 저유가로 미국 셰일 업체들의 경영 사정은 좋지 않았다.
지난 1일 뉴욕증시에 상장된 셰일 업체인 파이오니아 에너지 서비스가 파산 신청을 했고 우리나라 석유공사가 출자한 EP에너지 역시 파산해 채권단과 회생 여부를 협의 중이다. 그러나 러시아와 사우디아라비아의 ‘석유전쟁’은 가뜩이나 유가를 급락시켜 이들 업체들의 숨통을 끊는 결정타가 됐다.
실제 기업 회생 절차를 밟고 있는 알파메사리소스는 3억 2000만달러의 자산을 판매하겠다고 밝혔지만 유가 하락으로 거래가 무산됐다.
국제 기준인 브렌트원유는 18일 9% 하락한 배럴당 26.01달러를 기록해, 2003년 9월 26일 이래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미국 서부텍사스원유(WTI) 역시 배럴당 20.37달러로 24.4% 하락해 2002년 2월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역사상 세 번째 저점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유가가 10달러대로 떨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유가 급락을 막기 위해 지난 13일 전략비축류(SPR) 매입 카드까지 꺼내 들었지만, 떨어지는 칼날을 잡지는 못했다.
문제는 경제적인 여파가 이들 업체들의 파산에서 끝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에너지 산업은 사업 초기 거액의 설비투자를 선행해야 하는 특성 탓에 회사채를 발행하거나 금융기관의 투자를 받아 일단 사업자금을 조달한다. 신용평가회사 무디스에 따르면 2024년까지 만기가 다가오는 회사채 중 에너지 채굴·생산회사들이 발행한 회사채는 860억달러, 파이프라인 등을 관리하는 중류기업의 회사채는 1230억달러다. 이중 가장 신용등급이 취약한 10개 회사가 부채의 절반가량을 보유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번 에너지 기업의 위기가 미국 은행으로 전이될 가능성을 주목하고 있다.
미국 투자은행 키프·브루엣&우즈’(KBW)이 각 자기자본 대비 에너지 기업 관련 대출 비율을 조사한 결과, 오클라호주의 BOK파이낸스가 108%로 자기자본을 웃돌았다. 이어 같은 오클라호마주의 뱅크7 역시 104%로 뒤를 이었다. 대형 상업은행 중에서는 시티그룹이 자기자본의 15%를 차지해 가장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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