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자 과총 회장 "미세먼지 해결 위해선 모든 경제주체의 구체적 행동 필요"

by이연호 기자
2019.01.30 18:15:39

"미세먼지 문제는 모두가 피해자이자 가해자"…책임감 갖고 문제 해결 동참할 것 촉구
"연구자 중심 연구환경, 정부와 과기인 서로 호흡 맞춰갈 때 정착할 수 있어"
"4차산업혁명 시대, 과학자도 인문학적 소양 반드시 갖춰야"

[이데일리 이연호 기자] “미세먼지 문제를 포함한 환경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각 경제 주체별로 구체적인 행동 강령이 필요합니다”

[이데일리 신태현 기자] 김명자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회장이 30일 서울 역삼동 과총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갖고 있다.
김명자(75˙사진)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이하 과총) 회장은 30일 서울 역삼동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이데일리와 가진 인터뷰에서 “미세먼지 문제는 모두가 피해자이자 가해자”라며 이 같이 밝혔다.

김명자 회장은 김대중 정부에서 3년 8개월 간 환경부 장관을 지내며 ‘헌정 사상 최장수 여성 장관’이라는 타이틀을 갖고 있는 인물이다. 그는 장관 재직 시절 압축천연가스(CNG) 버스를 도입해 공기질을 개선하는 데 일조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 회장은 “가장 중요한 것은 가해자이자 피해자인 모든 경제 주체가 각자의 분야에서 무슨 일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를 생각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현재 미세먼지 문제 해결 역량은 상당히 제한돼 있는 반면 예보는 휴대폰으로 시시각각 받아 볼 수 있기 때문에 상황은 매우 복잡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다음달 15일 발효되는 ‘미세먼지 특별법’으로 학교가 휴교하거나 경유차의 운행이 제한되면 여러 연쇄적인 문제를 야기할 수 있기 때문에 특별 대책에서 끝날 게 아니라 후속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과총은 이 같은 환경 이슈에 대한 과학적 중지를 모으기 위해 올해 ‘미세먼지 국민포럼’, ‘플라스틱 이슈 포럼’(가칭)을 각각 6회씩 시리즈로 열 계획이다. 이에 대해 김 회장은 “미세먼지만 해도 사실 원인, 위험성, 성분 등 여러가지 확인이 필요한 부분이 많은데 인벤토리 구축은 잘 안 돼 있다”며 “포럼을 통해 주요 키워드를 나열해 사실 확인을 하고 더 나아가 각 경제 주체별로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해 어떻게 동참을 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해답을 찾는 게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른바 ‘사람 중심의 과학기술 정책’을 통해 연구자 중심의 연구환경 조성에 적극 나서고 있는 현 정부의 과학기술정책에 대해 김 회장은 “과학자들이 연구개발 활동에 자부심을 갖고 전념할 수 있게 기를 살려주고 그런 여건을 조성해 주는 게 매우 중요하다”며 “연구개발에서 너무 행정부담이 크다는 점 등의 애로사항이 있는데 이런 걸 풀어나가는 게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김 회장은 바람직한 연구 환경 조성을 위해서는 정부 뿐만 아니라 과학기술인들도 연구 윤리 등에 대한 새로운 각오를 바탕으로 서로 호흡을 맞춰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연구자 중심’이 구호로만 그칠 것이 아니라 실제 현장에서 연구개발에 헌신하고 있는 사람들이 ‘정말 연구자 중심’이라는 것을 느끼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다만 정부의 지원 정책이 잘 짜여지고 집행되는 것 못잖게 과학자들도 연구윤리 가이드라인을 시대에 맞게 재정립하고 그것을 잘 지키려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신태현 기자] 김명자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회장이 30일 서울 역삼동 과총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갖고 있다.
지난 2017년 3월 취임 때부터 줄곧 ‘소통’을 강조해 온 김 회장은 올해 회원 단체들과 소통을 더욱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과총은 약 45만 명이 속한 610여개 과학단체를 대표하는 매머드급 조직으로 자칫 소통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지만 그렇기 때문에 김 회장이 가장 신경쓰는 부분도 바로 소통이다. 김 회장은 “600여개의 단체가 들어와 있는데다 전문성을 가진 학회와 매우 한정된 행정지원 인력 뿐인 과총이 유기적인 협조를 통해 과학기술계 현안 과제에 대한 대안을 내고 정책제안을 하는 것은 만만한 문제가 아니다”라며 “과총은 회원 학회들과 공모라는 방식을 통해 포럼의 주제를 선정하고 있는데 올해는 이 방식을 더욱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 회장은 4차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과학자도 인문학적 소양이 필수라는 의견을 피력했다. 그는 “과학자들은 보통 자신의 전문 분야만 깊고 좁게 파고드는 경향이 있는데 이제는 과학기술이 사람들에게 미치는 영향이 매우 커졌기 때문에 반드시 인문학적 소양을 함께 갖춰야 제대로된 전문가가 될 수 있다”며 “이 같은 차원에서 사교육비 절감 등을 명분으로 기하 같은 어려운 과목을 빼는 수능과 교육제도로는 절대 4차산업혁명 인재를 키울 수 없기 때문에 기본을 제대로 가르치는 융합인재교육(STEAM) 시스템을 갖출 필요가 있다 ”고 역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