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억류 '한국케미호' 선원 한달만 석방…선장과 배는 남았다

by정다슬 기자
2021.02.02 22:45:20

이란정부, 최종건 1차관과의 전화통화서 알려와
한국 내 이란동결자금 문제, 속도감있는 해결 약속

[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지난달 4일 페르시아만 호르무즈 해상에서 이란 혁명수비대에 납치된 한국 유조선 ‘한국케미호’ 선원들이 약 한 달여 만에 석방됐다. 다만 선장과 선박은 여전히 이란에 남아 있을 예정이다.

외교부는 2일 오후 최종건 1차관과 세이에드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교부 차관과 오후 6시 50분부터 약 30분간 통화했다고 밝혔다. 이날 통화에서 아락치 차관은 이란 정부가 선장을 제외한 나머지 선원들에 대한 억류를 우선 해제하기로 결정했다고 알려왔다.

한국 케미호에는 20명이 타고 있으며 선장을 포함한 5명이 한국인이다.

최 차관은 이란측의 결정을 환영하는 한편, 잔류 예정인 선장과 선박 또한 조속히 억류에서 해제될 수 있도록 이란 정부가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 달라고 촉구했다.

아락치 차관은 사법절차가 진행 중인 동안 선장에 대해 인도적 처우와 충분한 영사조력을 보장하겠다고 약속했다.



외교부는 선사 측과 협의해 석방되는 선원들의 인수와 귀국을 도울 예정이다. 아울러 선장과 선박에 대한 억류가 해제될 때까지 이란 측과 협의를 통해 최대한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양 차관은 이번 통화가 한·이란 신뢰회복의 중요한 첫걸음이 됐다며 한국 내 동결된 이란 원화자금 문제 해결을 통해 서로가 어려울 때 돕는 전통적 우호관계를 회복해 나가자는 데에도 공감했다.

또 최 차관은 이란 동결자금과 관련해서 우리 정부가 독자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은 속도감있게 추진하겠다고도 약속했다. 또 미국 측과 협의가 필요한 부분에 대해서도 대미 협의를 투명하게 진행하겠다고 이란 측에 설명했다.

우리 정부는 지난달 4일 한국케미호가 환경오염 혐의로 이란 당국에 나포당한 후, 같은 달 7과 10일 고경석 아프리카중동국장과 최 차관 등 한국 대표단을 보내 이란 정부와 꾸준한 협상을 해왔다. 그간 선원들은 이란 남부 항구도시 반다르아바스로 이송된 선박 안에서 생활해야만 했다.

정부는 억류기간 동안 선원들과 가족들의 통화를 주선하고 김치·라면, 서적 등 우리 선원을 위한 물품과 쌀국수·우동 등 선원들을 위한 식품 등을 4차례에 걸쳐 지원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일차적인 건강검진도 실시했다.

최종건 외교부 1차관이 1월 9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출국장에서 이란으로 가기 위해 출국 수속을 기다리고 있다. 최 차관은 카타르 도하를 경유해 이란 테헤란에 도착한 뒤 억류된 우리나라 국적 화학 운반선 ‘한국케미호’와 선원의 석방 교섭에 나선다.[사진=연합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