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 논쟁]증시에 드리운 인플레 그림자…코스피 '털썩'

by이슬기 기자
2021.02.18 18:17:34

금리 급등과 中 인민은행 유동성 회수에
3100선 밑돌며 20일 이동평균선마저 하회
"韓증시, 지난 연말부터 상승 빨랐다…당분간 부진"

[이데일리 이슬기 기자] 인플레이션의 그림자가 증시에 드리우고 있다. 뉴욕 3대 증시도 혼조세로 장을 마친 데 이어 이튿날 한국 증시 역시 1%대 하락하며 심리적 지지선인 20일 이동평균선을 하회했다.

18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5% 내린 3086.66에 장을 마쳤다. 개인이 1조 4677억원 가량의 주식을 순매수했지만 역부족이었다.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8607억원, 6130억원 가량의 주식을 팔아치우며 주가는 내려앉았다. 코스피 지수는 심리적 지지선이라 불리는 20일 이동평균선마저 하회했다.

이는 오전부터 걸림돌이었던 미국 국채 금리 상승 부담에 이어 중국 인민은행이 유동성을 일부 흡수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데 따른 것이다. 지난 17일(현지시간) 미국 국채 10년 금리는 장 초반 1.33%까지 올랐는데, 이에 기술주들 중심으로 밸류에이션 부담이 커지면서 뉴욕 3대증시가 혼조세를 보였다.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지수 구성종목인 버라이즌과 셰브론을 워런 버핏이 이끄는 버크셔 해서웨이가 매수했다는 소식에 급등한 영향으로 0.29% 오른 31613.02에 장을 마쳤지만, 나머지 S&P500 지수와 나스닥 지수는 각각 0.03%, 0.58% 하락했다.



이런 가운데 18일 오후 중국 인민은행은 춘절 연휴 이후 첫 공개시장조작을 통해 유동성을 흡수한 것이다. 이날 만기도래 물량은 2800억위안이었는데, 2600억위안(약 44조6000억원)의 유동성이 순회수됐다. 오전만 해도 3130선 언저리를 오가던 코스피 지수는 인민은행의 소식이 전해진 오후들어 3100선을 밑돌기 시작했다.

최근 주가 상승은 코로나19 이후 대규모로 풀린 유동성이 밀어올린 부분이 컸다. 그러나 경기가 반등하면서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아지고, 자연스레 금리가 상승하면서 주식의 밸류에이션 부담이 커지는 모양새다. 금리가 상승하면 연방준비제도(연준·Fed)를 필두로 각국 중앙은행이 유동성 회수에 나설 수 있어 주식시장엔 부정적이다. 이런 가운데 중국 인민은행이 유동성을 일부 회수하기까지 해 증시가 주춤한 셈이다.

증권가에서는 금리의 부담이 증시를 옥죄고 있는 데다, 특히 한국 증시의 경우 지난해 연말부터 빠른 속도로 상승해 왔기 때문에 당분간의 기간조정은 불가피하다고 본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국과 한국 채권금리 상승세가 아직 남아있어 코스피 지수의 과열·밸류에이션 부담을 자극하고 있다”며 “코스피 지수의 경우 특히 지난해 11월~지난 1월까지 글로벌 증시보다 크게 상승했는데, 이에 따른 가격 차이 축소가 전개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조정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가격부담이 남아있어 당분간 코스피 지수는 글로벌 증시 대비 상대적 부진이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