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유럽 ‘코로나 쇼크’에 태양광도 ‘흔들’… 우려 커지는 韓업계

by김정유 기자
2020.03.25 18:02:02

BNEF, ‘코로나19’ 확산에 태양광 전망 하향조정
유럽 대형 프로젝트 지연 가능성, 美업체들도 악화
美·유럽은 韓업계 주요 수출지역, 물류제한 등 우려
금융·소비 경직에 태양광 투자 줄어들 가능성도

한화솔루션의 태양광 셀. (사진=한화솔루션)
[이데일리 김정유 기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미국·유럽까지 확산되면서 국내 태양광 업계의 긴장감도 높아지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글로벌 경기침체로 태양광 설치 전망이 하향 조정된데다, 유럽 대형 태양광 프로젝트들의 지연 가능성도 속속 제기되고 있어서다. 각국에서 공장 가동 중단(셧다운)이나 물류 제한 등의 조치가 확대되고 있는 점도 불안요소다.

25일 에너지시장조사기관 블룸버그뉴에너지파이낸스(BNEF)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태양광 신규 설치 용량은 143GW(기가와트)에서 108G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달 BNEF는 올해 태양광 신규 설치 용량을 121GW~152GW 수준으로 전망했었지만 미국·유럽 등으로 코로나19가 무섭게 확산하자, 한 달여 만에 예측치를 하향 조정했다. 지난해 태양광 설치 용량이 120GW~130GW 수준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다소 힘이 빠지는 전망치다.

당장 유럽 태양광의 중심인 독일에서도 이상 기후가 감지되고 있다. 현재 독일내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3만명을 돌파했고 사망자도 150명을 넘어섰다. 신규 확진자 수도 하루새 3000명이 증가하는 등 상황이 심상치 않다. 이에 따라 올해 예정된 독일내 대규모 태양광 발전 프로젝트들의 지연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 최근 독일태양광산업협회는 태양광 프로젝트 지연 가능성을 공식적으로 제기하며 독일 정부에게 지원을 요청하기도 했다.

미국의 상황도 비슷하다. 미국내 신재생에너지 사업자들 역시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자재 공급 차질, 사업장 폐쇄 등을 우려하고 있다. 미국태양광산업협회에 따르면 최근 미국내 태양광 발전 수요가 줄고 있는데다 물류 공급 차질 등으로 현지 업체들이 최악의 상황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신재생에너지 사업자들은 미국 정부가 추진 중인 코로나19 경기부양책에 세제혜택 강화 등을 포함시켜 달라며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상황에 국내 태양광 업계의 긴장감도 높아지고 있다. 현재 국내 태양광 업체들의 주력 제품인 셀(전지)·모듈이 미국, 유럽 등으로 주로 수출되기 때문이다. 특히 한화솔루션(009830)(큐셀)은 미국 조지아주에 태양광 모듈 공장을 운영하고 있는터라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아직 생산엔 차질이 없지만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셧다운’ 명령을 내리는 주 정부들이 늘고 있어 긴장을 유지하고 있다. 한화솔루션 관계자는 “현재 조지아 공장엔 큰 영향은 없고, 미국뿐만 아니라 말레이시아, 한국, 중국 등 여러 국가에 생산법인을 운영하고 있어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면서도 “다만 직접적인 ‘락다운’(폐쇄) 명령으로 물류 등이 제한될 경우 우려가 된다”고 말했다.

미국과 유럽시장을 중심으로 수출을 확대해 온 신성이엔지(011930), 현대에너지솔루션(322000)도 좌불안석이다. 국내 폴리실리콘 시장은 한화와 OCI의 철수 결정으로 붕괴된 상태지만 셀·모듈은 미국·유럽 중심으로 활발히 영역을 키워왔는데. 유럽이나 미국내 대형 태양광 프로젝트가 지연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태양광 모듈업체 A사 관계자는 “최근 해외에서 프로젝트 지연 이야기가 최근 많이 나오고 있는데다, 물류 제한 가능성도 커지면서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며 “특히 가정용 태양광은 설치기사들이 직접 방문해야 하는 데 ‘락다운’으로 이동이 막혀버리면 방도가 없다. 이번 주부터 추이를 보고 대응을 논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대형 태양광 프로젝트의 경우 코로나19로 인해 금융시장이 경직돼 투자가 줄어들 수 있어 지연될 가능성이 있다”며 “가정용 태양광의 경우 소비심리 악화로 설치가 감소할 수 있는데, 최근 소규모 발전시장을 집중 공략하던 국내 업체들한테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