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 CEO "카드수수료 인하, 감내할 수 없는 수준"

by유현욱 기자
2018.11.05 18:31:13

5일 김덕수 회장과 긴급 오찬간담회 가져
일부 사장들 불참으로 추가 논의 불가피

[이데일리 유현욱 기자] 내년도 경영전략 수립이 발등에 불로 떨어진 카드사 최고경영자들이 만나 서로 답답함을 토로했다.

5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김덕수() 여신금융협회장은 이날 서울 모처에서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 원기찬 삼성카드 사장, 김창권 롯데카드 사장, 이문환 BC카드 사장과 오찬을 하며 이달 중순 발표를 앞둔 카드수수료 개편과 관련한 향후 대응방안을 논의했다.

오찬을 겸한 간담회에 참석한 A카드사 사장은 “1조원상당으로 알려진 카드수수료 인하 여력에 대해서는 더는 묻고 따지지 않는 분위기였다”며 “하도 업황이 나쁘다 보니 전반적인 비용절감 방안에 대해 서로 의견을 주고받았다”고 전했다.

이어 “대책회의라고 하기에는 거창하고 오랜만에 얼굴을 보며 각 사가 처한 어려움을 토로하는 성격”이라며 “다만 언론을 통해 알려진 카드수수료 인하방안이 감내할 수 없는 수준이라는데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덧붙였다. 수수료 인하를 감당하려면 어떤 자구노력이 필요한지 머리를 맞댔다는 것.



다른 참석자는 “당정이 구체적인 정책을 발표하지 않아 심도 있는 논의를 할 수 없었다”며 “실무진들 사이에서 이야기가 오가고 있는 만큼 이를 지켜봐야 한다”고 했다.

공교롭게 기업계 카드사 대표단이 모두 모인 대신 은행계 카드사 대표단은 나란히 불참했다. 은행계 카드사에는 신한카드, KB국민카드, 우리카드, 하나카드가 있다. 이날 회의에 불참한 B카드사 사장은 “갑작스레 일정을 통지받아 선약이 있어 불가피하게 참석하지 못했다”며 “여신금융협회 주도로 조만간 별도의 일정을 잡을 예정으로 알고 있다”고 자초지종을 설명했다.

앞서 금융위원회 최고위급 관계자는 지난주 수수료 개편 잠정안을 청와대에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보고 직후 열린 사장단 오찬에서 이전보다 진전된 내용이 공유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금융위는 업계 반발과 당정 협의 등 남은 절차 탓에 일러도 내주 중 확정안을 발표할 것으로 점쳐진다.

한편 김 회장은 오찬 이후 국회로 이동해 당정 관계자와 만나 업계 고충을 전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