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언석 “文 ‘세대수 증가로 집값 급등’ 발언, 사실과 달라”

by김나리 기자
2021.02.22 18:04:47

변창흠 “대통령, 세대수 증가까지 두루 고려해서 봐야한다고 말한 것”

[이데일리 김나리 기자] “부동산 가격 상승은 세대수 급증 탓”이라는 문재인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 발언이 사실과 상당 부분 다르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송언석 국민의힘 의원은 22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업무보고에서 “국토부, 통계청, 한국부동산원 통계 등을 종합 분석한 결과, 지난해 61만 세대가 늘어난 것을 두고 예전에 없던 세대 수 증가라고 한 문 대통령의 발언은 가짜뉴스”라고 주장했다.

송언석 의원(사진=연합)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 1월 18일 신년 기자회견을 통해 “시중 유동성의 풍부와 저금리에 더해 예전에 없었던 세대수의 급증이 부동산 가격의 상승을 부추긴 측면이 있다”라고 언급했다. 지난해 말 기준 주민등록세대수는 2309만3108가구로 전년 대비 61만1642가구 증가했다.

그러나 송언석 의원은 “과거 2010년에도 60만3887세대가 증가했던 것으로 확인됐다”며 “‘예전에 없었던 세대 수의 급증’이라는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은 사실이 아니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난해 61만여 세대가 증가하는 동안 주택매매가격지수(106.3)는 전년대비 5.4포인트 상승했지만, 2010년에는 60만여 세대가 증가했음에도 지수 상승률은 1.3포인트에 그쳤다”며 “이는 2020년 상승폭(5.4포인트)의 4분의 1에 불과한 수준”이라고 꼬집었다.



주택 공급 실적도 2010년보다 2020년이 더 많았다는 지적이다. 송 의원은 “2010년과 2020년의 주택 공급 실적을 비교한 결과 전국 주택건설 인허가실적은 2020년이 45만7514가구로 2010년(38만6542가구)보다 오히려 7만972가구가 많았다”며 “전국 주택건설 준공실적의 경우에도 2020년이 47만1079가구로 2010년(34만6765가구)보다 12만4314가구가 많았다. 2010년보다 2020년에 더욱 많은 주택이 공급된 것”이라고 말했다.

(자료=송언석 의원실)
그러면서 송 의원은 지난해 ‘세대수 급증의 주요 원인’이 정부의 잘못된 부동산 대책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다주택자 세금부담이 늘어나면서 이를 피하기 위한 부모와 자녀 간 증여가 늘어났을 것이란 추정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전국 주택 증여는 지난해 15만2427건으로 전년 11만847건 대비 37.5% 증가한 바 있다.

아울러 분양가 상한제 부활로 ‘로또 청약’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진 것도 세대 분리를 부추긴 요인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청약 조건을 충족시키기 위해 무주택 세대주로 강제 분리됐다는 것이다. 2020년 12월 기준 청약통장 가입자 수는 2722만4983명으로 전년 동월(2550만7354명) 대비 171만7629명 증가했다. 여기에 민영주택 일반공급 청약 신청자는 2019년221만4396명에서 2020년 429만4811명으로 2배 가까이 증가했고, 같은 기간 특별공급 신청자는 12만6156명에서 51만3511명으로 4배 넘게 늘어났다.

이를 두고 송 의원은 “부동산 정책 실패에 대한 면밀한 분석없이, 아전인수식 해석과 안이한 인식에만 빠져있는 것이 대통령을 비롯한 정부의 근본적 문제”라며 “반 시장적 규제 일변도의 부동산 정책에 대한 획기적 전환이 시급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변 장관은 “대통령이 세대수 증가가 원인이라고 했다기보다는 이것까지도 고려해서 봐야 한다고 말한 것”이라며 “가구 수 증가와 주택 가격 증가는 역사적으로 유사하다”고 말했다. 이어 “2010년 세대수 증가는 예외적으로 거주 불명자가 추가돼 늘어난 것으로 실제로는 2019년에서 2020년이 획기적으로 늘어난 게 맞다”며 “그 자체로 가격이 올랐다는 게 아니라 그런 수요까지 고려해서 강조한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