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닭장사에도 도움주는 금융 빅데이터..잘 활용할수록 소비자에 혜택"

by전재욱 기자
2018.04.12 19:00:00

최종구 금융위원장, 개인정보 활용정책 방향 제시
"금융사 배불리기 아닌 소비자 위한 것"

최종구(앞줄 왼쪽 일곱번째) 금융위원장 등 참석자들이 12일 오전 서울 그랜드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이데일리 퓨처스포럼에 참석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뒷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김광일 MBK파트너스 대표, 김형철 이데일리 사장,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 이채원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대표, 고규영 KG그룹 부회장, 권중원 흥국화재 대표, 강태진 서울대 명예교수, 박문규 전 보건복지부 차관, 이태용 인터베스트 사장, 김해련 송원그룹 회장, 정진영 김앤장 변호사, 최윤 아프로서비스그룹 회장, 강석훈 성신여대 교수, 백승엽 가천대학교 교수, 박희재 서울대 교수, 전광우 전 금융위원회 위원장, 윤증현 전 기획재정부 장관, 최종구 위원장, 곽재선 이데일리 회장, 유순신 유앤파트너즈 회장, 이대훈 NH농협은행장, 최병오 패션그룹형지 회장, 이효진 8퍼센트 대표, 구재상 케이클라비스자산운용 대표 (사진=이데일리 노진환 기자)
[이데일리 전재욱 기자] “통닭집을 내려면 누가, 언제, 어디서 주문을 많이 하는지를 알아야 하는데 모르면 성공하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금융 데이터를 활용하면 힘을 보탤 수 있습니다.”

최종구 금융위원회 위원장은 12일 서울 그랜드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이데일리 퓨처스포럼에서 ‘4차 산업혁명시대 빅데이터 이용을 통한 금융의 발전’이란 주제 강연을 통해 금융 빅데이터의 활성화를 재차 강조했다. 최 위원장은 특히 스위스 국제경영대학원(IMD)이 지난해 발표한 전세계 빅데이터 사용 및 활용능력 조사결과, 우리나라는 세계 63개국중 56위에 머물러 있다며 금융 빅데이터의 활성화를 역설했다.

최 위원장이 제시한 금융 빅데이터 활성화의 원칙은 △금융 선도 △소비자 우선 △공정경쟁 체제 구축 △정보주체 보호 등 크게 네 가지로 요약된다. 우선 금융이 선도한다는 것이다. 금융 데이터는 정확도가 높고 축적이 빠르므로 활용이 적합하다는 게 최 위원장의 설명이다. 무엇보다 금융사에 대한 엄격한 관리감독이 이뤄지고 있다는 게 최 위원장이 자신하는 이유다. 이런 터에 개인정보 보호와 관리에 대한 우려가 상대적으로 덜한 편이라는 얘기다. 그는 “금융사는 다른 업종보다 고객 관리 의무감이 커서 정보 보호도 철저한 편이고 금융당국의 상시 견제가 이뤄진다”며 “금융 분야는 데이터 축적과 활용 측면에서 의료나 통신 등 다른 분야보다 앞서 있다”고 설명했다.

최 위원장은 특히 “금융사 배만 불리는 것이냐는 시각이 있지만 데이터 활용 효용을 극대화하는 차원”이라며 “결국 금융 소비자를 위하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그가 예로든 사례는 개인 비금융 정보를 금융 정보로 특화하는 방안이다. 금융거래는 금융거래 전력을 바탕으로 이뤄지는 까닭에 일부는 불합리한 차별을 받는 게 현실이다. 이럴 때 통신료나 공과금 지불 및 연체 내역을 분석해 금융정보로 연계하면 합리적인 거래 기준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경제활동이 적은 청년이나 주부 등이 대상이다.



공정 경쟁 구도의 확립이라는 목표도 제시했다. 정보 독과점과 정보량 격차를 없애서 대형 금융사와 중소형 금융사 공정 경쟁을 보장하겠다는 것이다. 우선 금융위는 신용정보원과 보험개발원이 가진 공공부문 정보를 중소형 금융사나 핀테크 사업자에게 제공할 방침이다.

최 위원장은 정보주체인 소비자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금융위 조사에 따르면 온라인 거래 약관을 읽는 데 걸리는 평균 시간은 10분이고 전문을 읽는 비율은 응답자의 4% 수준이다. 자세하게 설명하다보니 되레 읽지 않게 되는 역설적인 상황이 발생하는 셈이다. 최 위원장은 “개인정보 보호 취지를 무색하게 하는 관행을 개선하는 내용을 포함할 것”이라며 “개인정보 보호 등급제를 도입하고 의사결정에 대해 개인에게 적극적으로 설명을 요구하고 이해를 구하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최근 페이스북이 개인정보 유출 사건이 드러나 개인정보 오남용 우려가 커지는 게 현실”이라면서도 “우리는 프라이버시 침해 우려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개인정보 보호에 대한 관리감독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최 위원장의 강연이 끝나자 좌중에서 의견과 질문이 쏟아졌다. 박희재 서울대 기계항공공학부 교수는 “기업 창업 생태계가 어려운데 핵심은 금융에 있다”며 “금융이 굉장히 보호적이고 보수적인 탓”이라고 했다. 이어 “은행이 적극적으로 투자해야 하는데도 과거 지향적이라서 기업이 힘들어 한다”며 “기업가 정신이 북돋도록 금융위가 방향을 만들어주길 바란다”고 제안했다.

최 위원장은 “새로운 산업이 출현하도록 혁신적이고 유용하며 소비자 보호에 문제가 없으면 규제를 최장 2년 동안 적용하지 않는 특별법을 추진하고 있다”며 “금융업에 대한 과보호 문제 제기에 동의하며 진입규제를 완화하려고 시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효진 8퍼센트 대표는 “사잇돌 대출 7조원을 푸는 것보다 (P2P업체에) 인센티브 주는 게 좋은 성과로 이어질 것”이라며 “새로운 사업자가 금융 정책에 일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 위원장은 “P2P대출이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며 “기존 금융권처럼 소비자 보호 장치가 제대로 돼 있지 않아 규제 강한 것인데 독자적인 법을 만드는 방향이 바람직하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