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취한 경찰관 "맞짱 뜨자"…길거리서 20대 남녀 폭행

by배진솔 기자
2020.12.03 21:53:39

주취자 보호하는 '응급의료센터' 경찰관, 술 취해 남녀폭행

경찰(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배진솔 기자] 술에 취해 20대 남녀 2명을 폭행한 현직 경찰관이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붙잡혀 대기 발령됐다. 이 경찰관은 술에 취한 사람을 보호하는 센터에서 근무하면서 도리어 본인이 만취해 행인을 폭행한 것으로 파악됐다.

인천 논현경찰서는 폭행 혐의로 중부경찰서 소속 A(55) 경위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3일 밝혔다. A 경위는 지난 2일 오후 9시 30분께 인천시 남동구 도림동 한 길거리에서 여성인 B(24)씨를 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같은 날 오후 10시 40분께 남성인 C(24)씨를 넘어뜨려 폭행한 혐의도 받는다.

A 경위는 당시 지인이었던 한 여성과 함께 술에 취한 상태로 길거리에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 사이에 오가는 말과 행동을 수상히 여긴 B씨와 C씨는 각각 A 경위를 말리다가 폭행을 당한 것으로 조사됐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임의동행을 거부하는 A 경위를 상대로 현장에서 진술을 받은 뒤 귀가 조처했으나 A 경위는 재차 C씨와 다툼을 벌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과정에서 그는 “맞짱 뜨자”며 소리를 지른 후 C씨를 폭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부서는 이날 생활안전과 주취자 응급의료센터 소속인 A 경위를 경무과로 대기 발령했으며 범행과 관련한 사실관계를 조사해 징계 여부를 판단할 방침이다.

A 경위가 속한 응급의료센터는 술에 취해 혼자 두기 어려운 각 경찰서의 주취자를 일정 시간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중부서 관계자는 “사건을 접수한 논현서의 수사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며 “수사 결과에 따라 내부 감찰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