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조해영 기자
2020.10.27 18:27:41
30일 임시 주주총회서 물적분할 반대표 던지기로
10% 지분 보유한 2대 주주…안건 통과 ‘불확실’
의결권 자문사 찬성 권고에도…“주주가치 훼손”
[이데일리 조해영 기자] LG화학(051910)의 2대 주주인 국민연금공단이 30일 열릴 임시 주주총회에서 배터리부문 분사 안건에 반대표를 던지기로 결정했다. ‘캐스팅보트’ 역할을 하는 국민연금이 분사에 반대하고 나서면서 LG화학 계획에 빨간불이 켜졌다.
국민연금 “주주가치 훼손 우려…반대 의결권”
27일 국민연금에 따르면 국민연금기금 수탁자책임 전문위원회는 이날 서울 서대문구 모처에서 회의를 열어 LG화학 분사 의결권 행사 방향을 논의하고 이같이 결정했다. 국민연금은 지난달 29일 기준으로 지분 10.28%를 보유하고 있어 30.56%의 지분을 보유한 LG(003550)에 이어 2대 주주다.
수탁자책임 전문위는 “분할계획의 취지 및 목적에는 공감하지만 지분 가치 희석 가능성 등 국민연금의 주주가치 훼손 우려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일부 위원들은 이견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건이 주총을 통과하기 위해선 참석 주주 3분의 2 이상, 총 발행 주식 수의 3분의 1 이상의 찬성을 얻어야 한다. 이 때문에 LG화학이 배터리부문 분사 계획을 발표한 후부터 국민연금은 결정의 캐스팅보트로 주목받았다.
LG가 지분 30% 가량을 들고 있어 지분 찬성 요건은 무리없이 충족할 것으로 보이지만 주주가치 훼손을 우려하는 개인투자자들의 반발이 이어지는 상태여서 주주 3분의 2 이상 요건을 맞추기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국민연금이 여타 기관투자자들의 표심에 미칠 영향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관련 업계에선 국민연금의 반대 결정이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앞서 의결권 자문사들이 소액주주들이 우려하는 주주가치 훼손이 없을 것으로 보고 대부분 찬성을 권고했기 때문이다.
글래스루이스는 분할로 설립되는 LG에너지솔루션이 LG화학의 100% 자회사가 되는 만큼 경제적 영향이 없을 것으로 봤고, ISS도 분사 후 기업공개를 거치면 오히려 LG화학 주가가 올라갈 가능성이 있다며 찬성 의견을 냈다. 상장회사협의회 부설 독립기구인 지배구조자문위원회 역시 중장기 기업가치에 긍정적이라며 물적분할에 찬성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자문사 가운데선 서스틴베스트가 “인적분할은 소수 주주를 포함한 모든 주주가 분할 회사의 주식 처분권을 가질 수 있지만 물적분할 시에는 지배주주가 독점하게 된다”며 “분할 회사에 대한 경영 통제 수단 상실, 존속회사를 통해 간접적으로 받아야 하는 배당도 모회사 디스카운트의 원인”이라며 반대를 권고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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