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순환출자 해소 착수..삼성SDI, 물산 주식 전량 매각(종합)

by양희동 기자
2018.04.10 17:04:07

삼성SDI, 11일 블록딜 방식으로 404만주 팔기로
7개 순환출자 고리 끊기 속도 낼 듯
이재용 부회장 등 총수 일가 지분 30% 유지

삼성물산 지분 구조. [단위=%]
[이데일리 양희동 기자] 삼성이 삼성SDI(006400)가 보유한 5000억원 규모의 삼성물산(028260) 지분 전량 매각을 결정하며, 순환출자 해소를 위한 첫걸음을 내디뎠다.

삼성SDI(006400)는 보유하고 있는 삼성물산 지분 404만 2758주(5821억 5715만 2000원·2.13%) 전량을 11일 오전 장내 거래로 처분한다고 10일 공시했다. 매각 방식은 ‘시간 외 대량매매(블록딜)’로 시티증권과 CS증권을 매각 주간사로 선정했다. 삼성SDI는 이번 매각의 목적을 ‘순환출자 해소 및 투자재원 확보’라고 설명했다. 매각 주간사들은 이날 오후 수요예측을 거쳐 11일 장 개시 전에 거래를 끝낼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공정거래위원회는 삼성SDI에게 오는 8월 26일까지 보유한 삼성물산 주식을 처분하라고 통보한 바 있다. 이에 삼성SDI는 예정된 시일을 4개월 이상 남겨둔 시점에서 조기에 전량 매각을 결정했다.



이번 조기 매각은 삼성이 7개의 계열사 순환출자 고리를 모두 끊어야 하는 상황에서, 지배구조 개편 작업에 속도를 내겠다는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부회장의 의중이 담긴 것으로 해석된다. 삼성은 매각 통보를 받은 삼성SDI는 물론 삼성전기(2.61%), 삼성화재(1.37%) 등이 가진 삼성물산 지분도 팔겠다는 계획이다.

이재용 부회장이 최대주주(17.08%)인 삼성물산은 이건희 회장(2.84%),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5.47%), 이서현 패션부문 사장(5.47%) 등 삼성 총수일가가 보유한 지분만 30%가 넘는다. 따라서 삼성SDI와 삼성전기, 삼성화재 등 계열사가 가진 주식을 모두 팔아도 대주주 일가의 지배력엔 별 문제가 없다는게 업계의 분석이다.

하지만 삼성SDI가 보유한 5000억원이 넘는 주식 전량을 매수할 주체에 대해선 여전히 안갯속이다. 매각 주간사들이 수요 조사를 거쳐 일반 투자자를 포함해 조건에 맞는 대상에게 판다는 원칙만 세워진 상태다.

재계 한 관계자는 “삼성 입장에선 공정위가 매각을 명령한 부분이라 직접 매수에 나서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