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기영 제자 윤성로 4차 위원장 “기술혁명과 사회진화 간극 메울 것”

by김현아 기자
2020.02.19 18:27:13

서울대 전기공학부 첫 수업, 최기영 장관에게 들어
47세 젊은 위원장..과기정통부와 긴밀한 협력 기대
암호자산 ICO, 정부 입장 보고 재논의할 것
규제 혁신, AI 대중화 이룰 것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40대 후반의 젊은 나이에 대통령직속 4차산업혁명위원장으로 취임한 윤성로 위원장


“첫 수업을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님께 받았어요. 학과 교수님이셨고. 여러 조언을 약속하셨죠. 과기정통부와 밀접하게 협력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윤성로(47) 대통령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 위원장이 19일 첫번 째 기자간담회에서 최기영(65) 장관과의 인연을 밝혔다. 1973년생인 윤 위원장은 서울대 전기공학부를 졸업하고 미국 스탠퍼드대에서 전자공학 석·박사를 받았다. 최 장관 역시 서울대 전자공학과·미국 스탠퍼드대 전기공학 박사 출신이다.

둘 모두 내로라할 인공지능(AI) 전문가로 꼽힌다. 최 장관은 삼성전자가 2017년 말 전액 예산을 지원해 사람의 뇌를 닮은 차세대 인공지능(AI) 반도체인 뉴로모픽 칩 개발을 위해 진행한 ‘뉴럴프로세싱연구센터(NPRC)’의 초대 센터장을 맡았다. 윤 위원장은 서울대 빅데이터연구원 응용기술부 부부장, 인텔 선임연구원을 거쳐 최근까지 서울대 인공지능연구원 기획부장으로 재직했었다.

그의 선임에 최 장관이 영향을 미쳤을까. 윤성로 4차산업혁명위원회 위원장은 구체적인 답변은 하지 않았지만 AI국가전략을 주도하는 과기정통부와의 협업에는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최 장관의)제자였고, 같은 학과 교수 출신”이라며 “공대 교수 측면에서 보자면 최 장관님은 하드웨어, 저는 소프트웨어적인 인공지능을 담당했다. 과기정통부와 밀접한 협력은 긍정적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분야을 넘나들며 4차 산업혁명 전반의 규제 혁신을 책임져야 하는 4차위원장까지 과기정통부 장관과 너무 비슷한 모습이라는데 우려도 있다.

하지만 윤성로 위원장은 “혁신과 포용이라는 키워드는 교수가 된 그날부터 마음에 품었다”며 “다양한 경험을 쌓은 만큼 어떤 특정분야를 소홀히 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안심시켰다. 이를테면 전임 장병규 위원장이 추진했던, 암호자산(암호화폐) 자금조달(ICO) 규제 개선에 대해서도 윤 위원장은 “4차 산업혁명은 결국 AI를 필두로 해서 인간지능을 대체하는 것인데 이는 여러 산업을 위한 여러 데이터와 네트워크라는 토대 위에서 구체화되는 것”이라며 “그런 점에서 블록체인과 AI는 함께 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암호자산 관련 4차위 권고안이 나온 걸로 안다. 법제적인 공백이 있다”면서 “저희가 민간과 협력해 공을 쳤고, 정부 코트에 나간 상황이다. 정부가 어떻게 공을 칠 지 지켜보는 상황이다. 이후 우리 입장을 정하겠다”고 부연했다.

윤 위원장의 임기는 1년이다. 시간이 많지 않다. 4차산업혁명위원회가 범부처 AI전략을 지원하는 위원회로 활동하는데 사회적 갈등이 불가피한 4차 산업혁명을 바라보는 소신은 중요할 수밖에 없다.

그가 생각하는 4차위 역할은 뭘까? 윤성로 위원장은 “기술적 Revolution(혁명)과 사회적 Evolution(진화)의 간극을 메우도록 돕는 것”이라고 했다. “혁신적이지 않으면 시장에서 살아남지 못해 산업 ‘혁명(Revolution)’이라 불리는데, 사회적 변화는 혁명보다 ‘진화(Evolution)’가 적절하다”며 속도 차이를 인정했다.

그러면서 “Revolution(혁명)과 Evolution(진화)의 차이인 ‘R’이 지나친 규제(Regulation)가 돼선 안된다. 국민에게는 Relief(안심), 기업에는 Revenue(수익), 어려운 분들에게는 Remedy(해결책)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위원장은 “혁신의 규제가 아닌 규제의 혁신을 추구하겠다”며 “규제·제도 혁신 해커톤(끝장토론)도 강화하겠다. 4차위에 ‘규제개선팀’을 신설하고, 해커톤 결과가 실질적 규제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관리하겠다”고 약속했다.

아울러 “AI가 특정 기업이나 계층을 대표하는 기술이 아니라, 국민 모두의 행복을 대표할 수 있도록 AI의 대중화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