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이 바꿀 미래 모습은 어떨까

by한광범 기자
2020.03.31 18:00:00

인호·오준호 공저 <부의 미래, 누가 주도할 것인가>

[이데일리 한광범 기자] 2016~2017년 암호화폐에 대한 폭발적 관심은 블록체인 기술에 기반한 디지털 자산혁명의 서곡이라고 할 수 있다. 암호화폐의 출현은 각국 중앙정부가 관리하는 법정화폐를 넘어서는 진정한 글로벌 화폐의 가능성을 의미한다. 그러나 단순히 아날로그 머니가 디지털 머니로 바뀌는 것을 넘어서 시스템 전체의 대격변이 예고되고 있다.

아날로그 머니 시스템 위에 세워진 금융 및 경제 시스템은 대변동을 겪을 것이다. 과거 아날로그 시대의 시장 지배자들이 디지털 시대에 적응하지 못해 몰락한 것처럼 지금의 금융기관, 기업, 정부가 디지털 자산혁명을 외면한다면 쇠퇴의 길을 가게 될 수 있다.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 블록체인 기술을 디지털 머니 시스템의 핵심 인프라로 인식하고, 디지털 자산혁명을 새롭고 광대한 금융 영토의 확장으로 바라봐야 한다.

과거 세계 최대의 필름 생산업체 코닥은 디지털카메라 시장에 적응하지 못하고 파산했다. 아날로그 TV 최강자 소니는 디지털 TV 시장에서 삼성에게 밀려났고, 휴대폰 시장을 장악하던 모토롤라도 아이폰의 애플에게 자리를 물려주고 말았다. 반대로 기술 격변은 새로운 시장의 지배자들을 탄생시켰다. 메인 프레임이 개인용컴퓨터로 바뀌는 시기에 마이크로소프트는 운영체제 윈도우로 세계 컴퓨터 시장을 장악했고, 모바일 시대로 바뀌면서 구글은 안드로이드라는 운영체제로 세계 스마트폰 시장을 장악했다.

인공지능과 빅데이터로 대표되는 4차 산업혁명 시대도 마찬가지다. 부가 디지털 공간에서 창출되고, 거래되고, 보관되는 디지털 자산시장이 크게 확대된다. 그리고 이 시장을 떠받치는 핵심 기술이 바로 블록체인이다. 이를 누가 주도하느냐에 따라 세계 경제의 판도가 바뀔 것이다.

블록체인 시대에 자산은 무엇이든 디지털 토큰으로 변환되고 글로벌 차원에서 유통될 수 있다. 암호화폐가 돈을 토큰으로 만든 것이라면 부동산, 슈퍼카, 호화 크루즈선, 기업, 광산도 그 가치를 토큰으로 만들 수 있다. 이를 디지털 토큰화라고 한다. 토큰화의 대상은 예술품, 개인 정보, 지적재산권, 탄소배출권 등으로 넓어질 수 있다.



그렇게 되면 사람들은 각양각색의 자산을 탈중앙화된 거래 플랫폼에서 매매할 수 있다. 중앙 관리자의 통제와 플랫폼 독점을 넘기 위한 혁명이 시작되는 것이다. 디지털 자산혁명은 디지털 경제를 중앙 관리자의 통제로부터 해방시켜 진정한 글로벌 경제로 발전시킬 것이다. 또한 부의 주체도 부동산 소유자, 금융기관, 대기업, 독점 플랫폼에서 다수 대중으로 바뀔 것이다.

통상 블록체인을 4차 산업혁명의 뿌리라고 한다. 자율주행차나 지능형 로봇 산업이 나무의 열매라면,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기술은 나무줄기이다. 그런데 인공지능은 양질의 데이터를 얼마나 확보하느냐가 관건인데,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하면 내 데이터를 안전하게 관리할 수 있고, 데이터 제공에 대한 보상도 받을 수 있어서 결과적으로 산업이 양질의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다. 따라서 블록체인은 인공지능, 빅데이터라는 나무줄기에 좋은 양분을 제공하여 신성장 산업이라는 열매를 맺도록 하는 뿌리인 것이다.

국내 최고의 블록체인 권위자 중 한 사람인 고려대 컴퓨터공학과 인호 교수(고려대 블록체인연구소장)는 블록체인으로 인해 자산시장에서 일대 혁명이 일어날 것이라고 말한다. 부동산과 같은 실물 자산이 디지털 토큰으로 변환되고 국경을 뛰어넘어 24시간 거래되는 진정한 글로벌 자산시장이 열린다는 것이다.

이러한 변화는 인류가 자산을 소유하고 관리하는 방식과 소유의 주체마저 바꿀 것이다. ‘미래의 부’는 비싼 자산을 누가 가지고 있느냐에 달려 있지 않다. 디지털 자산을 투명하고 안전하게 관리하는 기술, 글로벌 자산 거래에 필요한 여러 서비스를 먼저 제공할 수 있는 이들이 부의 새로운 주인이 된다.

<부의 미래, 누가 주도할 것인가>는 블록체인과 토큰경제의 원리, 그리고 그것이 가져올 경제적 충격에 관해 일반인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쓴 책이다. 공저자인 인호 교수와 오준호(논픽션 작가)는 핵심 아이디어를 오랫동안 논의하고 고민을 거듭하여 쉬운 글로 다듬었다. 저자들은 이 책을 통해 격변하는 부의 소용돌이 속에서 개인과 국가가 어떻게 헤쳐나갈지에 대해 전망과 통찰을 나누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