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은행 "주담대 중단, 신용대출 한도 축소"

by김유성 기자
2021.08.19 19:47:00

가계대출 급증세에 선제적인 관리 필요 ↑
대출 수요 타 은행에 몰릴 수 있어→연쇄 중단 우려도

[이데일리 김유성 기자] NH농협은행이 신용대출을 제외한 모든 가계대출을 올해 11월 30일까지 중단한다. 신용대출 한도도 1억원으로 줄였다. 가계대출 관리 차원에서 선제적인 관리에 나선 것이다.

NH농협은행 사옥
19일 은행권에 다르면 농협은행은 오는 24일부터 11월 30일까지 신용대출을 제외한 가계대출 상품 취급을 중단키로 했다. 대표적인 가계대출 상품인 부동산담보대출은 물론 토지와 임야, 비주택 관련 대출까지 중단한다. 여기에 전세대출과 비대면 담보대출, 단체 승인 대출 등 기타 가계 대출도 중단한다.

신용대출도 한시적으로 한도를 최대 1억원으로 축소하기로 했다. 다만 집단대출(중도금·이주비·잔금), 양도상품, 나라사랑 대출은 중단 대상에서 제외키로 했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가계대출 증가율이 급격하게 올라가고 있는 것에 대해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말했다.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은행은 올해 상반기에만 가계대출 증가율 목표치를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1월부터 7월까지 농협은행의 가계대출 증가 규모는 9조원에 육박했다. 주택담보대출 역시 지난연말 대비 7조원 이상 늘었다.

농협은행에 따르면 2020년까지 체결됐던 집단대출이 올해 들어 잔금대출로 실행되면서 가계대출 증가로 이어졌다. 지방 신규 부동산담보대출 수요가 늘면서 지방 소도시에 지점이 많은 농협은행으로 대출이 몰렸다.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규제 강화 의지도 농협은행의 대출 중단에 영향을 줬다. 고승범 금융위원장 후보자는 “필요하다면 모든 정책 수단을 활용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금융감독원도 최근 시중은행 여신담당 임원들을 불러 가계부채 관리 방안을 예고하기도 했다.

농협은행의 전면적인 대출 중단에 다른 은행들도 주목하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아직 대출 중단까지 검토하고 있지 않다”면서 “농협은행이 대출을 중단하면, 대출을 받지 못한 수요가 다른 은행으로까지 퍼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여신 관리를 잘해왔던 은행들까지 영향을 받게 될 수 있다”면서 “다른 은행들도 일부 대출 상품에 대한 중단을 고려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