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총리, 러시아 'K-방역' 외교…'한-러 상호교류의 해' 내년까지 연장

by이진철 기자
2020.06.03 20:51:07

미슈스틴 러시아 총리와 전화통화
코로나19 극복 한-러 보건장관 협력채널 구축
기업인 입국 등 러시아 진출 한국기업 관심 당부

정세균 국무총리. 총리실 제공
[세종=이데일리 이진철 기자] 정세균 국무총리가 올들어 처음으로 러시아와 정상급 교류를 갖고 ‘K-방역 글로벌화’ 외교에 나섰다. 아울러 코로나19 확산으로 각종 행사가 차질을 빚은 ‘한-러 상호교류의 해’를 내년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총리실에 따르면 정 총리는 3일 오후 미하일 미슈스틴(Mikhail MISHUSTIN) 러시아 총리와 35분간 전화 통화를 했다. 이번 통화는 ‘한-러 수교 30주년’이자 ‘신북방협력의 해’인 올해 최초로 이루어진 한-러 정상급 교류이자 크리스티아 프리랜드(Chrystia Freeland) 캐나다 부총리와의 통화에 이은 ‘K-방역 글로벌화’ 외교 행보다.

정 총리는 지난 4월30일 코로나19 확진 후 최근 완치돼 지난달 19일 업무에 복귀한 미슈스틴 총리에게 축하의 말을 건넨 후, 러시아 내 코로나19 상황에 대해 문의했다.

미슈스틴 총리는 “러시아가 코로나19 확진자 증가로 어려움을 겪고 있으나 최근 강력한 대응조치 등으로 확산세가 둔화되고 있다”하면 한국의 방역조치와 경험에 대해서도 관심을 표명했다.

정 총리는 “우리나라가 현재 등교개학 등 사회정상화와 더불어, 세 차례에 걸친 추경을 통한 피해업종 지원 등 경제 정상화 노력도 진행 중”이라며 “우리나라의 코로나19 대응 경험이 러시아에 도움이 된다면 적극적으로 공유하겠다”고 했다.

미슈스틴 총리는 양국 보건장관 간 교류를 통해 방역협력 강화를 희망했으며, 정 총리는 보건장관 간 통화 등 협의를 통해 공동작업을 추진해 나가자고 했다고 총리실은 전했다.



미슈스틴 총리는 한국의 러시아 국민들의 귀국 지원에 대해 사의를 표했고, 이에 정 총리도 우리 국민의 귀국에 도움을 준 러측에 감사의 뜻을 전했다. 러시아는 임시항공편(대한항공) 운항 허가를 통해 우리 국민 총 1229명 귀국을 지원한 바 있다.

아울러 정 총리는 러시아 내 우리 기업인 삼성전자·LG전자·현대차 등의 예외적인 조기 재가동 허용조치에 대해 사의를 표하며, 앞으로 우리 기업인 등 필수인력의 원활한 러시아 입국에도 러측이 많은 관심을 가져줄 것을 당부했다.

미슈스틴 총리는 에너지·조선·농업·수산가공 분야는 물론, 철도 등 남북러 3각협력 분야에서 한-러 간 협력을 강화해 나가길 희망했다. 이에 정 총리는 미슈스틴 총리의 제안에 공감하며, ‘신북방 협력 원년’인 올해에 핵심 대상국인 러시아와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해 나가고자 한다고 답했다.

한편 한-러 수교 30주년을 맞아 양국이 준비했던 다양한 교류와 기념행사들이 코로나19로 인해 안타깝게 지연되는 상황에서, 양국 총리는 ‘한-러 상호교류의 해’를 내년까지 연장하기로 합의했다고 총리실은 밝혔다.

특히 정 총리는 본인이 취임 전 ‘한-러 수교 30주년 기념행사 준비위원회’ 위원장을 역임했던 만큼 관심을 가지고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미슈스틴 총리는 오는 10월 ‘오픈이노베이션 포럼’ 등을 계기로 정 총리의 러시아 방문을 요청했다. 이에 정 총리는 “양국 간 인적교류 상황이 개선되면 러시아를 방문코자 한다”면서 “미슈스틴 총리도 적절한 시기에 한국을 방문해 줄 것”을 희망했다.

총리실은 “정 총리와 미슈스틴 총리가 코로나19로 인해 양국 간 인적교류가 거의 중단된 상황에서 이번 전화통화가 양국의 고위급 교류 모멘텀 회복의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는 데 공감했다”면서 “앞으로도 코로나19 극복, 양국 간 교류협력 강화 및 실질협력 진전을 위해 함께 노력해 나가기로 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