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국의 핵 떠오른 윤석열 사퇴…여야, 4·7 재보선 촉각

by김겨레 기자
2021.03.04 16:36:07

이낙연 "생각해 본 적 없다" 함구
與지도부 일각 "야당 발 기획 사퇴" 격앙
주호영 "윤석열과 힘 합칠 것" 러브콜
野 "文정권 폭주 막을 브레이크 사라져"

[이데일리 김겨레 기자] 윤석열 검찰총장이 4일 여권과 갈등 끝에 사퇴하자 정치권은 4·7 재보궐선거에 미칠 영향에 촉각을 세웠다. 더불어민주당은 윤 총장이 정치 행보를 시작했다면서 ‘중대범죄수사청 반대’라는 사퇴 명분을 깎아내렸다. 국민의힘은 즉각 윤 총장을 향해 러브콜을 보냈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4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사퇴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이영훈 기자)
민주당 지도부는 격앙된 분위기다. 노웅래 최고위원은 윤 총장 사의 직후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임기를 고작 4개월 앞두고 사퇴하겠다는 것은 철저한 정치적 계산의 결과”라며 “오늘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정해지자 돌연 사퇴를 발표한 것은 피해자 코스프레임과 동시에 4월 보궐선거를 자신들 유리한 쪽으로 끌어가려는 ‘야당 발 기획 사퇴’를 의심케 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이낙연 대표는 윤 총장의 사퇴에 대한 생각을 묻는 질문에 “생각해보지 않았다”며 즉답을 피했다.

최인호 민주당 수석대변인도 이날 페이스북에 “윤석열 총장의 진정성은 검찰에 있었던 것이 아니라 정치 행보에 있었던 것이라 생각된다”며 “검찰 조직을 자신의 정치적 행보에 활용한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비판했다.

허영 민주당 대변인도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윤 총장의 사의 표명에 대해 “국민 위에 있는 정치 검찰의 본연의 모습을 보인 행태”라고 질타했다. 그는 “사퇴 하루 전날 대구를 찍고 현관에서 수많은 언론을 대상으로 사과 한마디 없이 국민들을 선동했다”며 “정치인 윤석열이 어떻게 평가받을지는 오롯이 윤석열 자신의 몫”이라고 꼬집었다.



반면 이날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즉각 윤 총장을 향해 손을 내밀었다. 주 원내대표는 “국민의힘은 필요하다면 윤 총장과 힘을 합쳐 대한민국 헌법과 법치주의를 지키기 위한 노력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야당 발 기획 사퇴’라는 민주당 일각의 주장에 대해선 “기획 축출”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윤 총장을 쫓아내기 위해 (여당이) 중대범죄수사청법을 만들고 집요하게 압박한 결과 아니냐”고 일갈했다. ‘정권 심판론’ 구도로 선거를 치르려는 야권이 문재인 정권의 실정을 부각할 수 있는 기회인 셈이다.

배준영 국민의힘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문재인 정권의 폭주를 막을 마지막 브레이크가 없어진 셈”이라며 “사욕과 안위가 먼저인 정권의 공격에 맞서는데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질타했다.

배 대변인은 “이 정권은 자신들이 세운 ‘검찰개혁의 적임자’의 칼날이 자신들을 향하자, 인사폭거로 식물총장을 만들다 못해 아예 형사사법시스템을 갈아엎고 있다”며 “정부여당은 헌정사를 새로 쓰며 공수처를 탄생시켰고, ‘마파람에 게 눈 감추듯’ 중수청마저 급조하려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