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차, 코로나19로 인한 공급절벽 오나

by이승현 기자
2020.04.06 17:42:18

유럽·미국 공장, 3월 중순부터 2주~무기한 생산 중단
국내 물량 공급 5월부터 차질 빚을 듯
수입차점유율 15% 밑으로 내려갈 가능성도 있어

[이데일리 이승현 기자] 국내 시장에서 코로나19로 인한 수입차 공급절벽 가능성이 제기된다. 코로나19 위기 속에서도 지난 3월 깜짝 실적을 기록했던 수입차업계가 호실적을 이어가기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주요 수입차의 유럽·미국 공장 셧다운으로 인해 생산에 차질이 빗어졌기 때문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벤츠, BMW 등 주요 수입차 브랜드의 한국법인들은 글로벌 본사를 통한 재고 파악에 나섰다. 현지 공장의 셧다운 영향으로 물량 확보에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높아졌서다.

주요 수입차 공장들은 지난달 중순부터 짧게는 2주, 길게는 무기한 공장 가동을 멈췄다. 폭스바겐은 이달 초까지 스페인, 포르투갈, 슬로바키아, 이탈리아 공장을 닫았고, 메르세데스-벤츠의 모기업인 다임러도 지난달 17일부터 3월 말까지 유럽 내 모든 공장의 가동을 중단했다. BMW 역시 유럽과 남아프르카공화국에 있는 공장이 셧다운됐다.

미국에 공장이 있는 포드는 지난달 말까지 미국, 멕시코, 캐나다 공장을 멈췄고, GM은 30일부터 모든 북미 공장을 세웠다.

국내 판매가 많은 벤츠는 국내 판매 물량의 대부분을 독일 공장에서 생산하고 BMW도 세단은 독일공장에서, SUV는 미국공장에서 생산하는데 모든 공장이 셧다운 상태다.



현지 공장들이 3월에 생산을 멈추면서 국내로 들어오는 물량 공급 차질은 5월부터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수입차업체 관계자는 “보통 수입차 브랜드들은 다음달에 판매할 차를 전달에 들어와 판매하는 시스템을 갖고 있다”며 “4월 판매 물량은 이미 확보해 놓은 상태이지만 5월부터는 물량 확보를 장담할 수 없다”고 말했다.

특히 한달 이상 공장을 멈출 경우 물량공급에 문제가 생긴다는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한달 이상 공장이 돌아가지 않으면 글로벌 시장에 물량공급 부족사태가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된다면 공급절벽으로 인한 판매감소가 불가피하다”고 우려했다.

이에 따라 국내에서 수입차 시장 축소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3월 수입 승용차 신규등록대수는 2만304대로, 전월(1만 6725대) 보다 21.4% 증가했고, 전년 동월(1만8078대) 보다도 12.3% 늘었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판매감소가 예상됐으나 정반대 결과가 나온 것이다. 하지만 공급절벽이 현실화될 경우 수입차 판매가 줄어들게 되면서 비중도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국내 완성차의 경우 내수 판매가 점차 늘고 있고 신차 효과 등으로 향후 전망도 긍정적”이라며 “국내 시장 내 수입차 비중이 3년 만에 15% 밑으로 내려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수입차 점유율은 2016년 14.36%에서 2017년 15.23%로 올라선 이후 2018년 16.73%, 2019년 15.93%로 3년간 15% 이상을 기록해 왔다.

연도별 수입차 판매 및 점유율 현황(자료=한국수입자동차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