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버펄로 총기난사 영상, 온라인서 확산…SNS책임론 '부상'

by고준혁 기자
2022.05.17 17:32:24

용의자, 범행 당일 카메라 헬멧 쓰고 트위치 생중계
스트리머블·페이스북·트위터 등으로 삽시간에 확산
SNS 유해콘텐츠 차단은 임시방편…규제 영향줄까

[이데일리 고준혁 기자] 미국 뉴욕주 버펄로에서 발생한 총기난사 사건을 생중계한 영상이 여러 개의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빠르게 확산하면서 디지털 콘텐츠 규제 강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 1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주 버팔로시의 한 수퍼마켓 앞에서 백인 남성 페이튼 S. 젠드런(18)이 총기를 난사해 사망한 피해자들을 추모하기 위한 한 시민이 초에 불을 켜고 있다. 경찰은 이 사건으로 10명이 죽고 3명이 다쳤으며 인종 혐오 범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사진=AFP)
16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지난주 뉴욕주 버펄로의 한 슈퍼마켓에서 발생한 용의자 페이튼 S. 젠드런(18)의 총기 난사 실시간 영상이 동영상 공유 사이트 스트리머블과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 미국 주요 SNS에서 삽시간에 퍼졌다. 이 영상은 젠드런이 범행 당시 직접 카메라를 장착한 헬멧을 쓴 채 아마존의 스트리밍 플랫폼 트위치에 생중계한 것이다. 흑인들을 대상으로 한 ‘인종범죄’ 가능성이 높은 당시 사건으로 10명이 죽고 3명이 다쳤다.

트위치는 방송 시작 2분 만에 해당 영상을 유해물로 인지하고 송출을 중단했지만 그동안 다른 SNS로 공유된 영상을 막지는 못했다. 스트리머블에 링크된 총기 난사 영상은 300만회 재생된 이후에야 삭제됐고, 페이스북 등에서는 수백번 이상 공유됐다.

이에 SNS의 책임론이 부상하자 트위치는 서둘러 해명에 나섰다. 안젤라 헤션 트위치 신뢰 및 안전 부문 담당자는 이에 대해 “라이브 콘텐츠 조정의 어려움을 고려할 때 (젠드런 영상 제거는) 양호한 진전이다”라며 할 수 있는 최선의 조치를 취했음을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하지만 결국 우리는 하나의 인터넷에 속해 있다”고 밝혀 유해 콘텐츠 차단에 한계가 있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SNS 업체들은 유해 콘텐츠의 빠른 차단과 삭제를 위해 특정 게시물의 데이터값을 공유한다. 하지만 단지 게시물을 삭제하는 것 만으로는 콘텐츠 확산을 막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에블린 더크 컬럼비아대 선임 연구원은 “(폭력적인 콘텐츠 제거는) 댐의 누수를 손가락으로 막는 것과 같다. 요즘처럼 정보가 빠른 속도로 퍼지는 가운데에서 특정 콘텐츠를 찾아내는 것은 본질적으로 어려운 일이다”라고 말했다.

SNS가 유해 콘텐츠를 다루는 방식에 대한 비판이 높아지는 가운데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자유 언론’을 표방하는 트위터 개혁도 주목받고 있다. 규제 당국의 승인심사를 거쳐 올해 안에 트위터 인수를 완료할 계획인 머스크는 앞서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겠다”며 콘텐츠 규제를 완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NYT는 “(총기 난사 영상 확산에 대한) SNS의 책임이라는 주제는 플랫폼이 콘텐츠 규제를 어느 선까지 해야 하느냐는 문제에 포함돼 있다. 이러한 논의는 최근 머스크의 트위터 인수 계획이 촉발했다”고 해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