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강진에 216명 사망…한인 소유 건물 붕괴 교민 1명 사망(종합)

by차예지 기자
2017.09.20 19:08:16

사진=AFP


[이데일리 차예지·김영환 기자] 19일(현지시간) 멕시코를 강타한 지진 사상자가 계속 늘어나며 현재까지 216명이 숨진 것으로 집계됐다. 12일 전의 지진 피해 기억이 사라지기도 전에 다시 지진이 발생하면서 멕시코는 망연자실한 모습이다. 특히 우리 지진 발생후 연락이 끊겼던 한국인 이 모씨(41· 남)가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외교부는 20일 멕시코에서 일어난 지진과 관련, 우리 국민 연락 두절자가 사망한 것으로 최종 확인됐다고 밝혔다.

주 멕시코대사관이 우리 국민의 연락두절 신고를 접수한 직후 담당 영사를 통해 주재국 소방대 및 병원과 협조하에 해당 국민의 소재 파악에 나선 결과, 멕시코시티 부검소에 동양인으로 보이는 시신이 있다는 연락을 받고 최종 이 씨의 신원을 확인했다. 이 씨는 지진 여파로 무너진 한인 소유 5층 건물에서 일해왔다.

외교부는 이번 멕시코 지진과 관련해 우리국민 피해현황을 지속적으로 파악하는 한편, 멕시코에 체류하거나 방문하는 우리국민이 지진관련 피해를 입지 않도록 예방홍보 활동(해외안전여행 홈페이지 안전공지 게재 및 로밍문자메시지 발송 등)을 실시하고 있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14분께 수도 멕시코시티에서 남동쪽으로 123㎞ 떨어진 푸에블라 주 라보소 인근에서 규모 7.1의 지진이 났다. 진원의 깊이는 51㎞로 관측됐다.

이 지진은 멕시코 역사상 가장 많은 1만여 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1985년 대지진이 일어난 지 32년 만이었다. 또 지난 7일 멕시코 역사상 최악의 8.1 강진이 발생한 지 불과 12일 만이었다.

이때문에 대지진 32주년을 맞아 대피 모의훈련을 하던 시민들 중 일부는 지진 경보를 듣고도 훈련 상황으로 착각했다. 강한 진동이 지속되자 놀란 시민 수천 명이 거리로 쏟아져 나왔으나, 곳곳에서 건물이 무너지거나 파손돼 사상자 수가 늘어났다.

건물 붕괴 직전 가까스로 뛰쳐나온 탈리아 에르난데스(28)는 발이 부러지고 발바닥에 유리가 박혔지만 “살아나왔다니 믿기지 않는다”며 눈물을 흘렸다.



사망자의 절반이 수도 멕시코시티에 집중됐으며 인근 모렐로스·푸에블라·멕시코·게레로 주에서도 사망자가 상당수 나왔다.

이밖에 6층짜리 아파트 단지, 슈퍼마켓, 공장 등 다양한 건물들이 무너졌다는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이에 사상자 수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진으로 멕시코시티에서 200만 명이 단전과 통신 두절로 불편을 겪고 있다. AP통신에 따르면 멕시코시티의 40%, 모렐로스 주의 60%에서 전기가 끊긴 상태다.

멕시코시티 남부 코아파 구에 있는 엔리케 레브사멘 초등학교가 무너져 30명의 학생과 8명의 성인이 매몰된 건물 아래 갇혀 있어 필사적인 구조 작업이 진행 중이다.

경찰과 소방관, 자원봉사자들이 삽과 곡괭이 등의 장비와 탐지견은 물론 맨손으로 잔해를 파헤치며 생존자를 찾고 있다. 이 학교가 무너져 학생 21명, 성인 4명 등 총 25명이 숨진 것으로 확인됐다.

이 학교를 찾은 엔리케 페냐 니에토 대통령(사진)은 “안쪽에서 목소리가 들린다”며 구조 작업을 독려하고 희생자와 실종자 가족을 위로했다.

니에토 대통령은 TV 연설을 통해 피해 지역에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아직 잔해 밑에서 사람들을 찾을 수 있다. 계속 통신수단을 가까이 해달라. 최신 정보를 계속 업데이트하겠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진 발생 후 트위터에 “멕시코시티 주민들에게 신의 가호가 있기를. 우리는 당신과 함께하며 항상 함께할 것”이라는 위로의 글을 썼다.

멕시코는 일본, 인도네시아, 칠레와 함께 지진과 화산 활동이 계속되는 환태평양 ‘불의 고리’에 속한다. ‘불의 고리’에선 전세계 지진의 80~90%가 발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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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리케 페냐 니에토 대통령. 사진=AF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