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품 안전성 확보가 제약강국의 전제조건"

by류성 기자
2019.07.25 16:00:00

이의경 식약처장,규제완화보다 약품안전성 최우선 정책
글로벌 수준 안전성확보해야 세계시장 진출 용이
인보사 사태로 취임초기부터 안팎으로 발목잡혀

[이데일리 류성 노희준기자] “제약·바이오 분야에서는 규제완화보다는 안전성을 강화하는 것이 최우선이다. 의약품에서 안전이 보장되지 않으면 국민의 건강과 행복이 위협받는다.”

이의경 식약처장은 25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 위치한 한식당에서 기자들과 갖은 오찬자리에서 재임기간중 의약품의 안전성 강화에 식약처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소신을 피력했다. 이처장은 지난 3월 취임하자마자 업무파악을 제대로 하기도 전 코오롱생명과학의 유전자 줄기세포치료제 ‘인보사’ 사태의 직격탄을 맞으며 일약 ‘뉴스 메이커’로 떠올랐다.

그는 이자리에서 “국내 의약품의 안전성 수준을 글로벌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수준으로 높이겠다”며 “분야별로 세계적 안전관리시스템과 비교해 부족한 부분을 채워나가는게 식약처장으로서의 소명”이라고 강조했다. 그의 의약품 안전 최우선주의는 취임직후 발생한 인보사 사태가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의약품 안전성 제고는 국민 건강은 물론 산업육성 측면과도 직결돼 있다는 게 그의 판단이다. 이처장은 “식약처의 안전관리 역량이 글로벌하게 인정을 받는 것은 우리 의약품이 세계적인 신뢰를 받는 것과 연관돼 있다”며 “최근 한국의약품의 유럽연합(EU) 화이트리스트 등재, 베트남 공공입찰에서 우수등급 유지등 모범 사례를 발판삼아 안전이 의약품 산업발전에 밑거름이 되는 선순환구조를 만드는데 주력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다만 재판이 진행중인 ‘인보사’ 사태는 여전히 이처장의 발목을 옭아매는 족쇄로 작용하고 있다. 2년전 인보사의 판매허가를 내주면서 “세계 최초로 세포를 활용해 개발한 혁신적인 유전자치료제”라며 치켜세웠던 식약처의 과거 이력이 도마위에 올라있어서다.

일각에서는 당시 인보사에 대한 철저한 검증을 하지않고 인허가를 내준 식약처도 공범이라는 주장을 펴고있는 상황이다. 2년전 인보사로 엮어 한배를 탔던 식약처와 코오롱생명과학은 지금은 서로 등을 돌리며 각자도생하는 모양새다.



여기에 이처장이 과거 성균관대 약대 교수시절에 인보사의 경제성을 평가하는 프로젝트를 수행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인보사 사태와의 연관성이 의심을 받고있다. 그는 이런 의혹에 대해 “경제성 평가 연구용역은 인보사 인허가 문제와 아무런 관련성이 없다”며 “식약처의 신약 인허가 과정에 있어서는 안전성과 유효성을 기본으로 평가하지 경제성은 전혀 고려 대상이 아니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인보사는 이처장에게는 그야말로 잊을수 없는 ‘악연’으로 작용하고 있는 셈이다.

식약처 내부적으로 이처장에 대한 평가는 엇갈리고 있다. 한쪽에서는 단기간에 인보사 사태를 효과적으로 수습하는 과정에서 강력한 업무장악력과 리더십을 보여주고 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반면 일각에서는 인보사 사태에서 드러난 구멍뚫린 식약처의 인허가 시스템에 대한 근본적인 수술을 할수 있는 의지와 역량에 대한 의구심을 표시한다. 실제 얼마전 식약처의 한 심사관은 “식약처의 허술한 인허가 과정에 대한 대대적인 개선이 필요한데 조직이 수수방관하고있다”며 국회 앞에서 1인시위를 벌이는 일이 발생하기도 했다.

“앞으로 신약허가 과정에서 업체가 허위서류를 제출했을때는 처벌을 대폭 강화하는 방향으로 법령을 보완하겠다. 여기에 기존 허가심사 체계도 미비점을 전반적으로 개선해 나가도록 하겠다.”

이처장은 인보사처럼 세계 최초의 신약일 경우에는 특별심사팀을 구성해 집중관리하고 교차검증을 통해 심사를 보다 체계적으로 진행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기존 비효율적인 절차나 과정을 효율화시켜 신약심사기간은 단축시켜 나가겠다고 그는 덧붙였다.

“의약품을 철저히 평가해 인허가 프로세스에서의 문제를 근절하려면 결국 전문성있는 인력을 충분히 확보하는 것이 선행돼야한다.전문인력이 뒷받침되지 않는 시스템 및 프로세스 개선은 한계가 있다.”

이처장은 인보사 사태가 인허가 시스템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전문인력의 부족에서 기인한 원인이 더 큰 것으로 분석했다. 그가 틈나는대로 기획재정부,행정안전부, 국회등을 찾아다니며 식약처의 인력충원과 예산증액의 필요성을 설득하고 있는 배경이기도 하다.

이의경 식약처장은 25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한식당에서 기자들과 함께한 오찬에서 “재임기간중 의약품의 안전성 강화에 식약처의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소신을 밝혔다. 식약처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