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없애야"‥원조 강경파 美국무장관 폼페이오

by방성훈 기자
2018.03.14 17:07:32

신임 미국 국무장관으로 지명된 마이크 폼페이오 중앙정보국(CIA) 국장. (사진=AFP PHOTO)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신임 국무장관으로 지목한 마이크 폼페이오 중앙정보국(CIA) 국장은 대북정책에 있어 대표적인 강경론자로 꼽힌다.

북한뿐 아니라 이란과 대러시아 등 주요 정책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상당히 닮아 있다는 평이다. 트럼프 대통령조차 “주파수도 같고, 사고의 전개도 비슷하다”고 말했을 정도다. 트럼프 대통령 대북외교의 ‘복심’으로 불리는 이유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폼페이오를 신임 국무장관으로 지명한 뒤 “엄청난 에너지와 지성을 갖고 있다. 우리는 항상 마음이 맞고 케미스트리(궁합)이 좋았다. 그것이 내가 국무장관으로 필요한 것”이라고 치켜세웠다.

폼페이오는 공개석상에서 대북 군사 옵션 검토 및 이에 따른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 축출, 북한 정권교체, 한반도 전쟁 가능성 등을 언급하며 ‘매파’ 성향을 거침없이 드러내 왔다. 지난 달 상원 정보위원회 청문회에서는 “미국이 취할 수 있는 (군사적 옵션을 포함한) 다양한 형태의 행동안을 작성해놨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해 5월에는 대북 군사적 옵션을 진지하게 검토하기 위해 CIA 내 코리아미션센터(KMC)를 신설하기도 했다.



지난 해 7월에는 “북한 주민들은 좋은 사람들일 것이고, 북한 주민들도 그(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가 없어지는 것을 원할 것”이라며 김 위원장을 제거할 필요가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 폼페이오는 당시 “나는 우리가 이(북한) 정권을 이(핵) 시스템에서 분리시키는 방법을 찾을 수 있길 희망한다”며 정권교체 가능성도 시사했다. 그가 자리를 빼앗게 된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이 “미국은 북한 정권교체를 추구하지 않는다”고 수차례 언급했던 것과는 정면으로 대치된다.

특히 지난해 12월 트럼프 대통령에게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프로그램을 막기 위한 3개월의 창(window)이 남아있다”고 보고했던 인물로 유명하다. 올해 3월 말까지 북한과 대화·협상 국면을 열지 못하면 미국이 대북 선제타격에 나설 수 있다는, 이른바 ‘3월 시한설’이 폼페이오에서 시작됐다는 얘기다. 폼페이오가 국무장관에 취임하면 군사 옵션을 테이블 위에 올려둔 채 북한과 대화를 이어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나아가 북미 정상회담에서 비핵화 협상이 결렬되면 미국이 군사 옵션 카드를 만지게 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 정상회담을 직접 챙기기 위해 폼페이오를 국무장관에 앉혔다는 해석도 있다. 회담을 중요하게 여기고 있는 만큼 ‘마음에 드는’, 즉 소통이 잘되는 인물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보기엔 전임자인 틸러슨보다는 폼페이오가 대북 정책에 더 적합하다고 보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틸러슨에 대해 “미북 정상회담 결정 당시 틸러슨은 해외에 있었다. 사실 난 그와 별로 의논하지 않았다. 그와 사이가 좋았지만 여러 사안에서 의견이 달랐다”고 밝힌 것도 같은 맥락에서 해석된다.

1963년 캘리포니아에서 태어난 폼페이오는 미국 육군사관학교를 수석으로 졸업한 뒤 육군 기병대 장교로 복무했고 1990년 걸프전에도 대위로 참전했다. 이어 하버드대 법학전문대학원을 졸업하고 변호사로 활동하다가 2010년 공화당 소속으로 캔자스에서 하원의원에 당선된 뒤 4선을 기록했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 취임과 함게 CIA 국장에 발탁됐다. 현재 공화당 내 보수파 모임인 ‘티파티’ 소속으로, 총기 규제를 반대하는 전미총기협회(NRA) 회원으로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