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오롱생명과학, 내주 본격 소송 시작…심문기일 변경에도 '촉각'

by노희준 기자
2019.07.18 17:42:27

22일(회수폐기)·23일(품목허가)·26일(임상시험)
첫 인보사 사태 법원 결정 임박
26일(회수폐기)·29일(품목허가)집행정지 여부 결정될듯

(사진=이데일리DB)
[이데일리 노희준 기자] 약품 ‘성분 은폐’ 논란에 휩싸인 코오롱생명과학이 다음주부터 행정처분 취소소송 집행정지 건을 시작으로 기나긴 법적 다툼에 나선다. 2년전 세계 최초 유전자 골관절염 치료제 허가를 내줬던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를 적(敵)으로 맞은 코오롱생명과학은 소송 관련한 작은 변화에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식약처가 내린 인보사 회수·폐기 명령, 품목허가 취소 처분, 경증 환자 임상시험 계획 승인 취소 처분의 집행정지 심문이 차례로 22일, 23일, 26일에 진행된다. 회수·폐기 명령 건은 대전지방법원에서, 품목허가 취소와 경증 환자 임상시험 계획 승인 취소 건은 서울행정법원이 맡고 있다.

최근 두 법원은 모두 회수·폐기 명령 및 품묵허가 취소 처분의 심문기일을 16·19일에서 오는 22·23일로 각각 변경했다. 대전지법 사건을 서울행정법원으로 이송하고 심문기일을 맞춰달라는 식약처 요청을 법원이 사건 이송은 불허한 채 기일 일부 연기로 부분 수용한 결과다.

코오롱생명과학은 일정 변경을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코오롱생명과학 관계자는 “애초 식약처가 심문기일에 크게 신경 쓰지 않는 것으로 봤다”며 “식약처가 준비할 시간을 더 번 것이라 식약처 의도를 파악중”이라고 말했다.



심문기일은 재판부가 양측 입장을 들어보고 관련 질문을 하는 날이다. 법원은 심문을 마치면 심리종료일을 지정하고 심리종료일을 지정한 날로부터 대략 일주일 내 집행정지 여부를 결정한다.

코오롱생명과학은 인보사 회수·폐기 명령을 법원의 최종 판단이 나오기 전에 정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식약처 처분의 효력이 발생하면 현재 공장에 냉동 보관하고 있는 수천개(수백억원)규모의 인보사를 폐기 처분해야 해 손실이 클 수밖에 없다는 취지다. 인보사는 유전자 치료제라 제품 유효기간이 짧아 그때그때 생산돼 회수해야 할 물량은 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식약처는 당연히 인보사를 회수·폐기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치료제 주성분이 연골세포가 아닌 종양 유발 위험이 있는 신장세포로 드러나 품목허가가 취소된 마당에 제품이 존재할 근거가 없다는 취지다. 식약처는 또 “사건 이송과 재판부 통일을 요청했던 것이라 심문기일 변경에 특별히 할 말이 없다”고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반면 업계는 집행정지 건이 ‘인보사 사태’와 관련된 첫 법원의 판단이라는 점에서 의미를 뒀다. 업계 관계자는 “본안 판단은 아니지만 초반 승기를 잡는다는 점에서 의미가 적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집행정지 인용 여부는 법원이 추가적인 ‘일시 효력 정지’ 결정을 하지 않는 한 원래 집행정지 결정에 필요한 기간으로 설정한 오는 26일(회수·폐기)과 29일(품목허가 취소)에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서울행정법원 행정14부는 경증 환자 임상시험 계획승인 취소처분에 대해 회사가 요청한 처분 효력 일시정지 결정을 내리지 않아 집행정지 결정에 필요한 기간을 설정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