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딩컴퍼니 CEO]"도시농사꾼, '채가원'에 오세요"

by강경래 기자
2019.07.10 17:45:01

농우바이오·팜한농과 함께 종자 '빅3' 아시아종묘
류경오 대표 "내달 서하남IC 도시농업백화점 '채가원' 문열어"
인도·베트남 이어 우즈벡 법인 "수출 비중 33→40% 확대"
미인풋고추차·화장품원료 등 종자 응용한 제품 '박차'

류경오 아시아종묘 대표가 미인풋고추차 등 자사 제품을 들고 설명하고 있다. (제공=아시아종묘)
[이데일리 강경래 기자] “창업한 후 30년 가까이 간직해온, 도시농업백화점이란 꿈을 실현했습니다.”

10일 만난 류경오 아시아종묘(154030) 대표는 “내달 중 경기도 하남시 서하남IC 인근에 도시농업백화점 문을 연다”며 “‘채소가정원예’를 줄여 ‘채가원’이란 이름도 지었다”며 이같이 밝혔다. 총 68억원을 들여 대지면적 1567㎡(연건평 1514㎡) 규모로 구축한 채가원은 종자에서 비료, 화분, 원예자재, 소도구 등 도시농업에 필요한 모든 것을 한곳에서 구매할 수 있게 만들었다.

류경오 대표는 도시농업백화점을 활용해 우리 종자의 부가가치를 높이는 작업을 추진한다는 전략이다. 그는 “‘워라벨’(일과 삶의 균형) 문화가 확산하고 주52시간 근무제도 도입하면서 여가활용에 대한 중요성이 나날이 높아진다”며 “이에 따라 주말농장과 함께 옥상, 자투리땅 등을 활용해 텃밭을 가꾸는 도시농부도 늘고 있고, 이들을 위해 ‘밭에서 식탁까지’ 필요한 모든 용품을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매년 30여 국가에서 바이어 100여 명이 오는데, 채가원은 이들에게 있어 필수 방문코스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류 대표는 건국대에서 원예학 석사를 마친 후 1986년 서울종묘에 입사했다. 당시 국내 종자업계 2위였던 서울종묘에서 종자 수출을 위해 해외 각지를 누비던 그는 ‘종자 국산화’를 목표로 1992년 아시아종묘를 개인회사로 창업했다. 당시 회사는 경기도 하남시에 있는 비닐하우스가 전부였다.

류 대표는 창업 초기에 상추와 치커리, 청경채 등 진입장벽이 낮은 쌈채소 종자 분야에 주력했다. 이어 양배추와 무, 브로콜리, 콜라비 등 부가가치가 높은 배추과채소 종자 분야로 영역을 확장해갔다. 조금씩 사세를 키워가던 류 대표는 2004년에 회사를 법인으로 전환했다. 이후 10년 만인 2014년에는 코넥스시장에 상장하며 기업공개도 실현했다.



아시아종묘는 2016년에 매출액 215억원을 올리며 창사 이래 처음 200억원대 고지에 올라섰다. 지난해 초엔 코넥스에서 코스닥으로 이전 상장했다. 사업장은 창업 초기 비닐하우스에서 현재 서울시 문정동 본사를 비롯해 경기도 이천시와 전북 김제시 생명공학육종연구소, 전남 영암 품질관리센터, 전남 해남 남부채종연구소 등으로 확장했다.

류 대표는 해외시장 진출에도 적극적이다. 아시아종묘는 2011년에 인도법인을 시작으로 2013년에는 베트남에 지사를 구축했다. 베트남 지사는 최근 법인으로 전환했다. 류 대표는 “아시아종묘는 농우바이오, 팜한농 등과 함께 종자 국산화에 매진해왔다. 하지만 글로벌 종자시장은 여전히 미국 몬산토와 스위스 신젠타, 프랑스 리마그랑, 일본 사카타 등이 과점한다. 한국 업체들이 차지하는 비율은 1%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종자를 널리 알린다는 일념으로 해외시장 개척에 사활을 걸고 있다”며 “현재 우즈베키스탄에 양파연구소를 겸한 법인 설립을 준비 중이어서 해외 거점이 연말이면 3곳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류 대표는 해외사업 강화와 함께 지난해 잠시 주춤했던 실적도 올해 회복시킨다는 전략이다. 아시아종묘는 2016년 이후 2년 간 200억원 이상 매출액을 이어갔다. 하지만 지난해엔 실적이 185억원으로 줄었다. 류 대표는 “지난해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영향으로 주요 수출국 중 하나인 중국시장에서의 실적이 감소했다”며 “올 들어선 중국으로의 수출도 회복세를 보이고 있으며, 지난달엔 ‘꼬꼬마양배추’를 일본, 대만 등에 수출하는 등 해외에서 호재가 이어진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매출액을 전년대비 두 자릿수 늘리는 한편, 수출비중은 지난해 33%에서 올해 40% 수준으로 끌어올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동안 종자 판매에 주력했던 사업구조 역시 화장품과 건강기능식품 원료 등 다양한 응용분야로 확대할 계획이다. 혈당 강하 기능을 인정받은 미인풋고추를 활용한 응용제품이 대표적이다. 세종대 바이오자원공학과 이상협 교수팀은 미인풋고추 1개가 아카보스(당뇨병치료제) 40㎎(4알)과 동등한 효능을 보였다는 보고서를 최근 발표했다.

류 대표는 “미인풋고추차는 지난해 출시한 이후 현재까지 판매량이 꾸준히 늘고 있다”며 “미인풋고추를 분말로 만들어 미국 화장품 업체인 ‘벤’(VENN)에 최근 수출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오메가3’을 퇴비로 만드는 연구도 진행하는 등 종자에 이어 다양한 응용제품을 지속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