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대장동 '키맨' 남욱 뒤엔 '남욱사단' 있었다"

by한광범 기자
2021.10.12 17:45:38

자칭 '성공한 사업가' 모임…NSJ홀딩스로 묶여
"수습 불가능한 상황…자진귀국 가능성 낮다"

남욱 변호사가 지난달 8일 가계약한 것으로 알려진 서울 서초 한 빌딩.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한광범 김미영 기자] 성남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의 핵심인물인 남욱 변호사가 이른바 ‘남욱사단’(가칭)이라는 사조직을 통해 대장동사업 설계를 주도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2일 이데일리 취재를 종합하면, 남 변호사는 대장동 개발사업에 참여한 직후부터 ‘남욱사단’을 통해 알게 된 지인들의 도움으로 대장동 사업을 추진해 왔다. ‘남욱사단’엔 남 변호사 외에 사업가, 변호사, 회계사 등 7~8명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강남 모처와 골프장 등에서 정기적 만남을 이어온 이들은 단순히 친목모임에 그치지 않고 사업적으로도 밀접한 관계를 맺었다. 그 중심엔 남 변호사가 소유한 천화동인 4호에서 이름을 바꾼 NSJ홀딩스가 있다. 천화동인 4호는 김만배씨가 소유한 부동산 시행사인 화천대유자산관리의 자회사다.

NSJ홀딩스는 남 변호사가 대장동 개발사업을 통해 배당받은 1007억원을 이용해 사업을 진행했다. 남 변호사는 막대한 세금 부담을 회피하기 위해 대장동 개발사업 수익을 NSJ홀딩스에 배당하도록 했다. 이를 통해 부동산 등을 이용한 자산 관리에 나섰다. 부동산투자는 NSJPM과 NSJ에셋 등의 자회사를 통해 진행됐다.

‘남욱사단’엔 NSJ 이사이자 남 변호사와 함께 NSJPM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이모씨가 소속돼 있다. 이씨는 NSJ홀딩스에서 본부장을 맡으며 부동산 사업을 총괄해 왔다. 이밖에도 NSJ홀딩스에 상주하며 업무를 진행했던 김모씨 등도 ‘남욱사단’에 소속돼 있다. 이씨와 김씨 등은 남 변호사에게 자신의 계좌를 빌려주기도 했다.



남 변호사는 부동산 외에도 상장법인에도 투자를 했다. 그는 본인 명의와 NSJ홀딩스 관계사로 의심받는 투자자문사 KJ인베스트먼트를 통해 타이어업체인 다이나믹디자인(옛 세화IMC) 지분을 보유한 바 있다. 현재 지분은 공시 대상 이하로 내려갔다.

이처럼 NSJ 등을 통해 자산 불리기를 꾀하던 남 변호사는 대장동 개발특혜 의혹이 불거지며 모든 사업을 뒤로하고 미국으로 도주한 상태다. 당초 미국에서 유학 중이던 자녀들을 한국으로 불러오려던 남 변호사는 8월 말 귀국한 직후 대장동 개발특혜 의혹이 불거지자 부랴부랴 한국을 떠났다.

지인들은 남 변호사가 쉽사리 귀국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 지인은 “도저히 수습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판단하는 것 같다. 누가 대통령이 되든 본인이 크게 다칠 거라고 보고 있다”며 “자발적으로 들어오긴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아울러 남 변호사 지인들은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의 핵심 인물 중 기자 출신인 배모씨를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배씨가 남 변호사 외에도 ‘남욱사단’ 인사들과 친분을 이어가는 등 대장동 개발 과정에서 핵심 역할을 담당했다는 것이다. 한 인사는 “남 변호사와 배씨 모두 골프광으로서 완벽한 절친”이라며 “이들은 대장동 인허가를 위해서 정치인 등 수많은 사람들과 골프를 쳤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