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미접종자에게 심장이식 거부한 미국 병원

by신채연 기자
2022.01.26 17:33:37

“장기 부족…생존확률 높은 환자에게 이식해야”

[이데일리 신채연 인턴기자] 미국 보스턴의 병원이 코로나19 바이러스 백신 접종을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환자를 심장이식 수술 대상에서 제외해 논란이 일고 있다.

26일(현지시간) 영국 BBC 등에 따르면 DJ 퍼거슨(남·31)은 미국 보스턴의 브리검앤위민스병원 심장이식 수술 명단에 있었으나 백신 접종을 거부했다는 이유로 수술 대상에서 제외됐다.

퍼거슨의 아버지인 데이비드는 “그에게 새 심장이 절실히 필요하지만 병원이 그를 배제했다”면서 “코로나 백신은 아들의 기본적인 신념과 맞지 않고, 아들은 백신의 효능을 믿지 않는다”고 말했다.



미국 보스턴의 한 병원 (사진=AFP)
병원측은 “장기 이식 대기자 명단에 오른 10만명 중 대다수가 5년 안에 장기 이식을 받지 못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퍼거슨이 수술 명단에서 제외된 상황은 이례적인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뉴욕대 그로스먼 의과대학의 의료윤리 책임자인 아서 캐플런 박사도 병원 입장에 동의했다. 캐플런 박사는 “장기 이식 후 환자의 면역체계는 거의 정지되고, 심지어 흔한 질병인 감기도 치명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장기는 매우 귀하다. 백신을 접종해 장기 이식 후 생존 가능성이 더 높은 환자가 있다면 생존 가능성이 낮은 백신 미접종자에게 장기를 제공하진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미국에서 백신을 접종하지 않은 환자가 치료를 제대로 받지 못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이달 초 미네소타주의 한 여성은 지역병원을 고소했다. 그녀의 남편은 두 달간 인공호흡기를 착용하고 있었는데 남성이 백신 접종을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의료진이 인공호흡기를 제거하려고 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