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F 2016]장진 감독 "인공지능, 올해 흥행영화 알고 있다"

by이정현 기자
2016.06.15 17:31:37

장진 영화감독이 15일 서울 중구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열린 ‘제7회 이데일리 세계전략포럼(WSF)’에서 ‘로봇이 묻고 인간이 답하다’란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사진=한대욱 기자)
[이데일리 이정현 기자] “인간과 인공지능의 대결, 이미 현실에서 시작됐다.”

장진 영화 감독은 15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제7회 세계전략포럼 다섯 번째 세션 ‘로봇이 묻고 인간이 답하다’에 패널로 참석해 ‘영화 속에서 예견된 불안한 미래 속, 로봇과의 동침’이라는 주제의 강연에서 이같이 밝혔다.

장진 감독은 “미래학자들은 영화 속에 펼친 상상력이 현실화 되는 것은 1%도 되지 않을 것이라지만 몇몇은 이미 현실이 됐다”며 스마트폰, 전기자동차, 해저터널 등 과거에는 상상하지 못했으나 일상화된 것들을 소개했다. 또 자신이 연출한 영화 ‘굿모닝 프레지던트’를 예로 들었다. 이 작품은 한국에 여성 대통령이 당선된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 전인 2009년 내놓았다.



장 감독은 “인공지능은 상상의 것이 아니며 현실에서 이미 인간의 역할을 대신하고 있다”라며 “이세돌 9단이 알파고에게 진 것은 바둑이 인간 고유의 창조를 기반으로 하며 우위에 있다는 선입견 탓이다”고 말했다. 인공지능을 비롯한 기계가 영원히 인간의 지배 아래 있지않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장 감독은 현재 영화 흥행 예측시스템에 인공지능이 도입됐음을 시사했다. 장 감독에 따르면 인공지능은 제작과정에도 영향을 준다. 영화의 소재를 선택하는데 인공지능에 기대는 시대가 올 수도 있다. 창작자의 경험과 감각으로 만들어지던 영화 제작 시스템에 일대 변화가 생긴 것이다.

하지만 장 감독은 “영화는 창작의 영역이기에 감독들이 인공지능에 따르진 않을 것이며 돈 때문에 창작자들이 인공지능을 따른다면 물질이 만능인 사회가 된다”고 우려했다. 이어 “돈이 아니라 인간과 자연을 위하는 인공지능이라면 훨씬 더 나은 세상이 만들어질 것”이라고 희망했다.

장진 감독은 지난 1995년 조선일보 신춘문예 희곡부분에 ‘천호동 구사거리’라는 작품이 당선되며 등단했다. 시 ‘허탕’으로 서울예술대학 11회 예장문학상을 받았다. 영화 ‘간첩 리철진’으로 2000년 제36회 백상예술대상 시나리오상을 받았으며 ‘아는 여자’ ‘박수칠 때 떠나라’ 등을 직접 연출했다. 장진의 작품세계는 풍부한 상상력과 기발한 착상으로 재기 발랄한 풍자와 위트, 역설이 가득하다는 평가를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