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전파 양상은?...'오픈소스'로 힘 합쳐 예측한다

by강민구 기자
2020.04.10 17:34:37

함진호 ETRI 박사, 'STIGMA 시뮬레이션' 기법 개발
오픈소스로 공개...누구나 접근해 활용 가능
개인별 '사회적 거리두기' 반영..."시뮬레이션으로 체계적 대응"

[이데일리 강민구 기자]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소속 연구자가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전파 분석과 대응을 위한 시뮬레이션을 개발하고, 이를 오픈소스로 공개했다. 국가적인 위기 상황에 과학기술자들이 주어진 역할을 해야 하고, 힘을 합쳐 코로나19에 대응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그동안 다수 연구기관에서 툴킷을 개발하거나 프로그래밍 도구를 활용해 시뮬레이션을 수행한 적은 있었지만, 도구를 누구나 활용 가능하도록 공개한 사례는 드물었다.

함진호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오픈소스센터 연구전문위원이 ‘STIGMA 시뮬레이션 기반의 코로나19 전파 분석과 대응’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강민구 기자>
함진호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오픈소스센터 연구전문위원과 정민혜 씨트러스 대표는 자바(JAVA)를 이용해 STIGMA 시뮬레이터를 개발해 10만명을 대상으로 시뮬레이션을 수행했다. 이들이 개발한 시뮬레이터는 개인과 이들이 형성하는 그룹을 기반으로 ‘사회적거리두기’를 통해 코로나19 감염과 확산을 예측·분석할 수 있는 소셜 시뮬레이션을 가능케 한다.

함 전문위원은 시뮬레이션을 통해 개인들이 사회생활을 하면서 서로 만나고, 헤어지는 과정을 모사해 코로나19의 감염경로와 진행 경과를 모임 규모, 지속 시간, 감염 확률을 반영해 전파와 확산 추이를 분석했다.



주요 조건으로는 감염 후 잠복기, 발병 후 무증상 기간, 유·무증상자 중 병원 방문 비율, 병원 방문 유무에 따른 경·중증환자 사망율, 하루 모임 수를 설정했다. 특히 기존 병실 숫자 등 현재 동원 가능한 자원에 따른 영향을 분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해 중환자실 유무에 따른 조건을 계산했다. 개인들은 학교, 교회, 카페 등 다양한 그룹에 할당시켜 감염병 전파 추이를 예측·분석했다.

함 위원은 국가수리과학연구소, 한국원자력연구원, 대전과학고등학교, 다음소프트 스마트시티연구소 소속 연구자들과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온라인 워크숍에서 결과를 발표하고, 협력방안도 논의했다. 참가자들은 국가 차원에서 시뮬레이션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이들의 활동이 시작점이 될 수 있다고 의견을 모았다.

함 위원은 “시뮬레이션을 통해 정량적으로 사회 현상을 예측할 수 있으며, 전체 판세를 예측해 체계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며 “특히 중증 환자를 위한 병상 등 자원과 유입 환자에 따른 조건들을 설정해 시뮬레이션을 수행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국민 누구나 참여해 감염병에 대한 보다 정확한 판세를 분석해야 한다는 생각에 개발한 모델을 오픈소스로 공개했다”며 “앞으로 감염병 전문가, 데이터 전문가 등 다양한 분야 종사자들이 함께 참여해 코로나19 추이를 분석하고, 대응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STIGMA 모델에는 다양한 조건들이 활용됐다.<자료=함진호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연구전문위원>